홈쇼핑에서 국산차는 못 사나요?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18.12.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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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업계, 전기차 이어 수입차 판매…노조 반대로 국산차 판매는 어려워

CJ ENM에서 판매 예정인 재규어 SUV '이페이스' /사진제공=CJ ENMCJ ENM에서 판매 예정인 재규어 SUV '이페이스' /사진제공=CJ ENM


홈쇼핑 업계 수입차 판매가 4년 만에 부활했지만, 국산차 판매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산차 노조가 거세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 오쇼핑 부문(이하 CJ오쇼핑)은 9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협업해 SUV 차량인 '이페이스(E-PACE)'를 60분 간 판매한다. 홈쇼핑 업체가 내연기관 수입차 판매를 재개한 건 지난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CJ오쇼핑은 앞서 지난 10월 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선보인 바 있다. 이 방송을 통해 당초 목표의 2배인 총 3700여 건의 고객 상담 신청이 접수됐다.

수입차는 국산차와 달리 이전부터 별도의 규제가 없어 홈쇼핑에서 판매가 가능했지만, 영업 사원들의 반발로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CJ오쇼핑은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자동차 본사와 직접 계약 후 대리점을 거쳐 계약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한다. 고객이 홈쇼핑으로 접수하면 본사에서 고객이 있는 인근 대리점에 배분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과 온라인 등 비대면 거래를 중심으로 유통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제조사 역시 홈쇼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우선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낮은 수입차를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차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수입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7% 수준에 불과하다. 판매 영역을 국산차로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국산차 노조다.


현대기아자동차 영업노조는 홈쇼핑의 국산차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올해 초 보험감독규정 완화로 홈쇼핑 방송에서 국산차 판매가 가능해지자 영업노조는 판매 총력 저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홈쇼핑 사업자의 국산차 판매가 가능하도록 보험감독규정을 개정했다.

이들 노조는 판매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국산차 판매를 시작하면 그만큼 실적이 나눠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와 관련해 홈쇼핑 측은 재규어 판매 사례처럼 본사와 대리점을 연동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역부족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시간적 공간적 한계가 있는 고객들에게 상품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주요 채널"이라며 "르노 트위지 사례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자동차 풀을 넓혀 차별화된 상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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