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인사혁명' 40대가 이끌라 …"기존 조직으론 5G 장담 못한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김주현 기자 2018.12.0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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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유영상·이상호·장유성 등 70년대생 전면 배치…중간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도 깔려

'SKT의 인사혁명' 40대가 이끌라 …"기존 조직으론 5G 장담 못한다"


SK텔레콤 (50,100원 ▼600 -1.18%)이 2인자 자리인 MNO(이동통신) 사업부장에 1970년생 유영상 코퍼레이션센터장(부사장)을 앉혔다. 이상호 커머스 사업부장 겸 11번가 대표와 장유성 AI·모빌리티 사업단장은 1971년생이다. SK텔레콤이 창립 이래 가장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사업부 책임자들을 '4말5초(40대 후반~50세대 초반)'세대로 전면 물갈이했다. 현재의 조직과 사람으론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주도할 수 없다는 박정호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향후 중간 지주사 전환도 고려됐다.

◇MNO·미디어·보안·커머스 등 4대 사업부 체제로…'5GX 톱 팀' 신설= SK텔레콤은 6일 5G를 구심점으로 하는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을 이동통신(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4대 사업부로 재편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통신 사업자와 견줄 수 있도록 상품, 서비스, 유통 등을 혁신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단행될 중간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체질 개선 성격도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주요 사업부와 센터에는 5G 전담부서가 신설된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CEO) 및 기술·서비스·BM(비즈니스 모델)·전략 조직 리더들이 참여하는 '5GX 톱 팀(Top Team)'을 신설했다. 5G 시대를 선도하는데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성장 사업은 가치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IoT(사물인터넷)·데이터, AI(인공지능)·모빌리티 등 2개 사업단 체제로 운영된다. IoT·데이터 사업단은 스마트 시티와 보안 인증, 스마트 팩토리, 데이터 마케팅 등 성장 가능성이 있는 영역을 맡는다. AI·모빌리티 사업단은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NUGU) 중심의 AI 포털과 티맵, 티맵택시,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영역에 집중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유선 통신 및 미디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사장도 겸직키로 했다. 이를 통해 두 회사 간 시너지를 창출, 미디어 및 ICT(정보통신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조직 지휘부 장악한 40대…파격적 세대교체= 파격적인 건 인사다. 이동통신 사업을 책임지는 MNO사업부장에는 유영상 부사장이 발탁됐다. MNO 사업은 SK텔레콤의 최고 핵심사업으로 명실공히 조직 2인자 자리다. 이 참에 직급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한단계 승진했다.

1970년생인 유 부사장은 신사업 전략, 재무 전문가로 SK그룹에서 박정호 사장을 도와 하이닉스, 도시바, ADT캡스 등 굵직한 M&A(인수합병)을 주도했다. 신사업 감각과 배짱으로 5G 시장판을 주도해보라는 박 사장의 의중이 깔렸다.


이상호 커머스사업부장 겸 11번가 대표와 장유성 AI·모빌리티 사업단장은 1971년생이다. 장 단장은 세계적인 자연어 기반 지식 엔진 '울프램 알파'의 창립 멤버이자 AI 분야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장홍성 IoT·데이터 사업단장 겸 데이터유닛장도 만 49세다.

다가오는 5G 시대를 맞아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 문화 개선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을 유연하고 여공적으로 바꿔 새로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해 나간다는 계산이다. 또한 이들 계열사와 사업부서들은 SK텔레콤이 SK그룹의 ICT(정보통신기술) 중간지주사가 됐을 때 각각 자회사 형태로 분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이후까지 사업을 끌고가 줄 젊은 리더들을 주요 사업 요소요소에 배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디어사업부장 겸 SK브로드밴드운영총괄은 윤원영 통합유통혁신단장(54)이 맡았다. 윤 사업부장은 마케팅 부문장, 생활가치부문장 등 주로 이동통신 사업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앞으로 SK텔레콤의 방송통신 사업 융합을 가속화할 적임자로 꼽혔다. 최진환 ADT캡스 대표는 유임됐다. SK텔레콤 보안사업부장까지 겸직하며 SK인포섹 등 전체 보안사업을 지휘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만 50세(1968년생)다.

박정호 사장은 "이번 조직 개편을 시작으로 5G·AI 등 ICT 기술에 대한 글로벌 수준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새로운 ICT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며 "5G 시대를 주도함으로써 대한민국 ICT 경쟁력을 높이고 약화된 글로벌 ICT 패권을 되찾는 등 1등 사업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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