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상품수출 '역대 최대'지만…반도체 수출 증가율 둔화 '찜찜'(종합)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8.12.0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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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0월 국제수지(잠정)' 발표…여행수지 적자 23개월만 최저

10월 상품수출 '역대 최대'지만…반도체 수출 증가율 둔화 '찜찜'(종합)


영업일수 확대에 힘입어 10월 수출액이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경상수지는 80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8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 흑자는 1년 전(57억2000만달러)에 비해 약 60% 늘어난 91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2년 3월 이후 줄곧 흑자세다.

10월 경상흑자는 금액 기준 역대 최대로 늘어난 상품수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수출은 572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8.8% 증가했다. 추석연휴 효과에 10월 영업일수가 1년 전보다 5일 늘어난 덕을 톡톡히 봤다.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29.0% 늘어난 462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영업일수 증가 효과를 감안한 올해 9~10월 평균 수출, 수입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0.0%, 12.2% 증가했다. 기계류 등 수출이 지속되면서 수출은 아직 양호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118억8000만달러)잉 전년동기대비 22.4% 증가했다. 10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10월 증가율(72.7%)에 비해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올해 수치에는 영업일수 확대 효과까지 반영돼있다.

물론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5.6% 늘어난 1094억4000만달러다. 작년 같은 기간 수출액 807억달러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높아지면서 올해 하반기 증가율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며 "금액 자체는 여전히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고, 이미 높은 레벨에서 증가하다보니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전체 수출 증가율도 8월 8.7%, 9~10월 5.7%(영업일수 효과 제거), 11월 4.5%로 하락세다.

한국 전체 수출의 약 20%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수출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시티 등 해외투자은행(IB)들은 내년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단가 하락 영향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와 내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을 각각 30.4%, 5.0%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입국자수 증가세에 여행수지 적자 23개월만에 최저=10월 서비스수지는 22억2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1년 전 35억5000만달러 적자에 비해 적자폭이 줄었다.

여행수지는 방한외래객이 늘면서 적자규모가 2016년 11월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적은 9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10월 출국자수(235만명)는 전년동월대비 5.2% 늘어난 반면, 입국자수(153만명)는 중국인, 일본인 등을 중심으로 31.1% 늘었다. 10월 일본인 입국자는 29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61.7%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 입국자수는 지난 3월부터 8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한은은 남북화해 분위기로 한국 입국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사드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했다.

배당·이자 등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9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1년 전 11억7000만달러 흑자에 비해서는 흑자폭이 줄었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송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수지는 5억4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 64개월 만에 최대 유출=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105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43억2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9억6000만달러 늘었다.

내국인 해외투자는 최근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인수·합병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6억7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가 40억8000만달러 줄었다. 외국인 국내투자는 주식시장(-40억4000만달러)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10월 외국인 주식투자 유출 규모는 2013년 6월(-51억7000만달러) 이후 최대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발 글로벌 주식시장 약세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생금융상품은 7억7000만달러,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21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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