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광주시청 1층 로비에 설치된 '광주시-현대차 완성차공장 투자 협약식' 무대가 철거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협약식은 이날 오후 2시 열릴 계획이었다./사진=김남이(광주)
광주광역시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50대 고수현씨(가명)의 말이다. 지난 5일 만난 고씨는 ‘광주형 일자리’가 잘 안 풀리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 "아침에 신문을 보니 될 것 같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냐"며 기자에게 되물었다. 그는 현재 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아들이 있다고 했다.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 수정협상안에 거부의사를 나타낸 다음날인 6일 오전 광주광역시청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새벽 겨울비가 내린 뒤라 더 싸늘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날 광주시청 1층 로비에는 ‘광주시-현대차 완성차공장 투자협약식’ 무대가 조용히 철거되고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6일 오후 2시 조인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전일 저녁까지 무대에서는 조인식 리허설이 진행 중이었다.
지난 5일 오후 광주시청 1층 로비에 설치된 '광주시-현대차 완성차공장 투자 협약식' 무대에서 리허설이 준비되고 있는 모습. 예정대로라면 협약식은 6일 오후 2시 열릴 계획이었다./사진=김남이(광주)
광주시는 현대차와 협상을 재개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렇다 할 대안을 못 찾고 있다. 벼랑 끝에서 내놓은 수정안이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그래도 양쪽(현대차와 노동계)을 잡고 협상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특히 노동계를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택시기사 고씨는 "광역시 중 광주가 제일 낙후한 지역인데 서로 협력해야지 안에서 싸우면 되겠냐"며 "그 돈 받고도 일할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주 44시간 35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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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아르바이트생 김모씨는 "광주가 정말 살기 좋은 곳인데 일자리가 없다"며 "일자리 때문에 가족과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탄했다.
광주전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광주의 20대 고용률은 51.4%로 전국 평균(57.6%)보다 낮다. 30대 고용률(73.2%)도 전국 평균보다 낮다.
일부에서는 노동계를 빼자는 주장이 나온다. 그 자리에 구직 당사자인 청년을 넣자는 의견이 나온다. 노사민정이 아니라 청사민정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어떻게든 노동계와 함께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광주에서 사업체를 이끄는 익명을 요구한 한 60대는 "조인식 취소 문자를 받고 허탈한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6일 열릴 예정이었던 조인식 참석 대상자였다.
그는 "우선은 투자협약식이 진행되도록 합의를 하고 후에 추가 협상을 해도 되는 데 노동계가 너무 욕심을 부리다 이런 사단이 났다"며 "처음부터 완벽한 협상이 어디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