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이는 정말 좋았다. 누구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위트부터 참 좋았다. 털털하고 할 말 다 하는 똑똑한 코미디언이기도 하고, 게다가 다재다능하다. 요즘 걸그룹 셀럽파이브로 그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지만, 송은이는 예전부터 음악도 만들고 노래도 잘 했다. 그리고 남자들이 가득한 버라이어티 쇼의 세계에서 여자 예능인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송은이가 김숙과 팟캐스트를 하기 전에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자 후배들과 함께 무언가 하고 있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송은이의 재능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발견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특화 돼 있다. 영상 컨텐츠는 결국 최종 편집자이자 최초 기획자인 PD의 생각이 은연중에 드러난다. 아무리 포장을 한다 해도 어느 순간 솔직한 심정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송은이의 프로그램을 보면 송은이가 보인다. 멋진 앵글 욕심보다도 내 친구가 얼마나 재밌는지를 보여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한 PD. “너 그거 잘하잖아, 그거 보여줘!”라며 PD가 더 신나게 엉덩이를 들썩이며 출연자 개인기를 부추기는 PD를 본 적 있는가. 개인적으로 할머니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느꼈던 것과 비슷했다. 손녀인 내가 할머니의 매력을 너무 잘 알아서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 난 것처럼, 송은이는 자신의 동료들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본다. 제작자이자 예능인으로서 그의 미덕이다. 송은이는 다른 사람들을 최대한 자세히, 가능한 더 좋게 바라보려 노력한다. “일은 미치도록 힘들지만 내가 아니면 누가 이 사람들을 찍는단 말입니까! 이 말도 안되게 웃기고 사랑스러운 여자들 좀 봐주세요!! 제발!!”하는 느낌이랄까. 거창한 기획의도 없어도 제작자가 출연자를 사랑해서 만드는 컨텐츠는 티가 난다.
올 한 해 동안 송은이의 성공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나는 그의 성공이 아주 단순한데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무엇이라도 하려고 하는 마음. 그 마음을 갖고 무엇이든 해보려는 태도가 송은이를 여기까지 오게 하지 않았을지. 송은이가 요즘 다시 TV에 자주 보이는 것이 기쁜 이유다. 그리고 태훈아 보고있니? 송은이가 이렇게나 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