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왼쪽 세 번째)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왼쪽 네 번째) 등 노사민정협의회 참석자들이 5일 오후 협의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노사민정협의회는 '35만대 생산까지 단체협약 제한'을 담은 광주시-현대차 합의안을 수정하기로 결의했다.2018.12.5/뉴스1
이날 협의회에서 일부 위원들이 '임금·단체협상 유예 조항'을 두고, 오전 회의에 불참하며 우려를 표명했고, 이를 조정하는 3가지 안을 마련해 현대차와 재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전날 광주시는 "현대차와 잠정 합의를 이뤘다"고 대대적 발표를 하며 사실상 타결됐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이날 논쟁적인 조항이 조정되면서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현대차가 광주시가 제시하는 새 협상안을 판단한 뒤 받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광주시에선 '잠정 합의'라 표현했으나, 현대차는 이미 노사민정의 결론을 보고 다시 얘기해 보겠다는 방침이었다"고 전했다.
벌써부터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조건부 의결안대로라면 또다시 계산기를 두드려 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마련한 안에 대해 이를 수정할 경우 다시 투자에 대한 이사회결의를 해야 하는 등의 시간과 명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시에서 제안한 3가지 안은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제1조 2항 삭제 △신설법인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은 조기 경영안정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고려해 결정한다 △결정사항의 효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한다는 것이지만, 향후 해석상 논쟁의 소지가 있어 현대차 입장에서 수용하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지난 6월 투자 의향서 제출 당시의 초안대로라면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광주지역에서는 타결 임박설을 지속적으로 내비치며 오는 6일 조인식을 기대했으나,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외부 변수도 작용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광주형 일자리를 지지하며 압박하고 있어 정치적 부담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237,000원 ▼7,000 -2.87%) 노조와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6일 광주형 일자리 저지를 위한 파업에 들어간다고 선포했다. 주·야간 각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협상 경과를 지켜본 뒤 추가 파업 일정과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에 공장을 두고 있는 형제 계열사 기아차 (112,000원 ▼1,600 -1.41%) 노조도 함께 가세했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 위원장은 "광주형 일자리 저지 파업이 설사 불법이라고 해도, 자동차 산업을 살리고 노동자를 살리기 위해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