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2년 만에 감소…한국 수출 위협하는 중국 'IT 굴기'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18.12.06 13:00
글자크기

[길게보고 크게놀기]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 '반도체 굴기'는 한국의 대중 수출에 장기적으로 위협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대중 수출 2년 만에 감소…한국 수출 위협하는 중국 'IT 굴기'


11월 수출이 519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올해 6000억 달러 수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11월 누적수출은 5572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누적 무역흑자도 662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장미빛 일색인 11월 수출입 동향에서 눈에 걸리는 대목이 있다. 바로 우리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의 수출이 전년 대비 2.5% 감소한 사실이다. 올해 대중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할 정도로 우리의 대중 수출의존도는 높다. 대중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건 2016년 10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석유화학 호조 vs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감소
11월 대중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 제품 수출 호조에도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수출 부진으로 감소했다. 물론 여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중수출이 전년 대비 20% 넘게 증가한 기저효과 영향도 크다.



품목별로 살펴 보면, 11월 1일~20일 반도체 수출이 27억2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고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12억4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4.2% 늘어났다. 반면 디스플레이 수출은 5억5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28.6% 감소, 무선통신기기(스마트폰) 수출은 1억9천만 달러로 61.2% 급감했다.

수출이 감소한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은 중국이 자국 브랜드 육성 및 자급률 제고에 성공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인 BOE는 전세계 TV패널 시장에서 18.7%의 시장 점유율로 LG디스플레이(17.7%)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 2대 디스플레이업체인 차이나스타도 14.1%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이 우리 나라를 추월해 LCD 주도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LCD에서의 파죽지세 같은 성장세로 OLED 시장에서도 우리 업체에 도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나눠먹는 과점 구조로 굳어졌다.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는 우리 수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
올해 대중 수출은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호황이 끝나거나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 대중 수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 제고가 대중 반도체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해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D램 가격(DDR4 4Gb)은 올해 1월 4.9달러에서 11월 약 3.3달러로 하락했다. 반도체 고점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메모리 수요증가로 수출호조세가 지속되는 중이다.

더 큰 변수는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내년 3분기부터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채비를 갖추는 등 중국은 지금 반도체산업 육성에 온갖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는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수입 수요 감소에서 시작해서 글로벌 시장의 공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반도체산업 육성은 우리 나라 반도체 수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