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첫달, 신용대출 '반토막'…주담대 전월비 2배 증가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이학렬 기자 2018.12.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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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말 5대은행 가계대출 잔액 566.3조원…은행권 "DSR 효과 연말 이후 드러날 것"

DSR 첫달, 신용대출 '반토막'…주담대 전월비 2배 증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첫 달인 지난달 개인 신용대출 증가폭이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DSR 본격화를 앞두고 신용대출 ‘막차’ 수요가 몰린 지난 10월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오히려 한달만에 두 배 이상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오히려 커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은행의 지난 11월 말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566조3474억원으로 10월말(560조7999억원) 대비 5조5475억원 증가했다.

5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 3월부터는 매월 3조~4조원대 증가세를 유지해 왔는데 DSR 시행 첫달인 지난 11월 5조원대에 늘어나며 증가폭이 더 커졌다.



다만 신용대출 풍선효과는 사라졌다. 지난 10월 한 달간 2조1171억원 급증했던 5개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1월에는 1조825억원 느는데 그쳐 증가폭이 반토막 났다. 은행권에선 DSR 효과가 신용대출에 가장 빠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대출은 주담대 규제가 계속 강화되자 ‘우회대출’ 경로로 이용되며 꾸준히 늘어왔던 데다 DSR 시행 직전인 지난 10월에는 ‘대출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받아두자’는 움직임마저 겹쳐 급증했다. 자연스럽게 DSR 첫 달인 지난 11월에는 신용대출 수요가 감소한 데다 DSR 시행으로 은행들의 심사도 이전보다 깐깐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담대 증가세는 DSR 시행 이후 오히려 더 가팔라졌다. 5개 은행의 지난 11월 말 주담대(집단대출 포함) 잔액은 420조3043억원으로 전달 대비 4조5211억원 늘어났다. 지난 10월 주담대 증가폭 2조117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큰 증가폭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신청 접수된 건이 연말까지 차례로 집행되고 있고 무엇보다 지난 11월에 몇몇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잔금 납입일이 돌아오면서 집단대출이 늘어났다”며 “이 같은 수요가 어느 정도 소화되는 연말 이후가 돼야 DSR 영향이 분명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규대출 중 고DSR(70% 초과) 비중은 은행들이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시중은행의 경우 10%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전체 대출 가운데 고DSR 대출 비중을 15% 이내로 맞추도록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DSR 대출 비중이 너무 높아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낮아도 ‘신용경색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 문제”라며 “은행마다 10%에 가까운 한자리수 정도를 가장 무난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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