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신판매업자 말소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소비자보호 사각'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8.12.05 04:11

공정위 방침 따라 직권말소…거래사이트 외 서비스에도 전자상거래법 보호받기 어려워

국내 주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사이트가 통신판매사업자 등록이 말소된 채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거래사이트는 물론 해당 법인이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셈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는 지난달 강남구청으로부터 통신판매업자 직권말소를 최종 통보받았다. 코인원, 코빗, 후오비코리아 등 다른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도 통신판매업자 등록이 직권말소된 상태다. 다만 빗썸을 운영하고 비티씨코리아닷컴은 강남구청 등과 협의를 거쳐 거래사이트에선 통신판매업 등록번호는 삭제하되 다른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등록말소는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판매업자 직권말소는 올해초 공정거래위원회의 방침에 따른 조치다. 공정위는 가상자산 거래사이트가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통신판매업자 등록번호가 자칫 소비자에게 정부가 인정한 사업자라는 오해를 줄 수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에 통신판매업자 등록을 말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소비자가 소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사이트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에 따른 통신판매업자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통신판매업자는 우편, 전기통신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판매하는 사업자를 말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자는 거의 대부분 통신판매업자로 등록한다. 통신판매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사업을 하면 영업정지를 당하거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등록말소된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는 통신판매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소비자보호를 받을 수 없다. 예컨대 전자상거래는 비대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허위, 과장 광고가 많은데 거래사이트가 허위, 과장 광고를 해도 막을 방법이 없고 돈만 받고 가상자산을 주지 않는다고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진다.

게다가 이들은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외에 다른 사업도 하고 있다. 예컨대 두나무는 지난해 업비트를 시작하기 전에 카카오톡 메신저 기반의 증권거래 서비스인 카카오스탁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난 6월말 기준 누적 회원수는 220만명이 넘는다.

두나무는 2014년부터 통신판매업자 등록을 하고 카카오스탁을 운영했으나 이번에 등록말소 되면서 결국 통신판매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전락했다.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통신판매업자 말소는 소비자보호에도 영향을 준다. 카카오스탁 회원이 카카오스탁을 이용하면서 피해가 발생해도 전자상거래법으로는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코인원, 코빗 등 다른 거래사이트는 거래사이트만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다른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서비스 역시 전자상거래법으로는 보호받기 어렵게 된다.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통신판매업자 등록말소로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보호는 어렵겠지만 자체적으로 소비자보호에 최대한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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