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어깨라도 펴고 똑바로 서자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2018.12.01 07:31

[줄리아 투자노트]

지난주 ‘성공하려면 당신의 약점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자’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이 글에 달린 댓글 중 ‘약점은 본인만 알고 극복하려 노력해야 한다. (약점을 밝히면) 먹잇감이 되기 쉽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약함이 공격의 빌미가 되는 약육강식이 분명한 현실이기에 '약점을 밝히자'고 주장했으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다 최근 조던 B. 피터슨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의 저서 ‘12가지 인생의 법칙-혼돈의 해독제’에서 다른 사람의 먹잇감이 되는 약함과 강함이 되는 약함의 차이에 대해 답을 찾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인생을 잘 살아가는데 필요한 12가지 법칙을 담고 있다. 첫째 법칙은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다. 이 법칙에 대한 설명은 약육강식의 자연을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수컷 바닷가재는 좋은 영역을 얻기 위해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이고 그 결과 우두머리 수컷이 가장 좋은 사냥터와 가장 안락한 보금자리를 차지하고 모든 암컷의 구애까지 받는다. 그야말로 승자독식이다.

인간사회에서 서열구조를 통한 승자독식은 불평등의 원인으로 비판받지만, 그리고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만, 서열구조는 바닷가재의 목숨 건 영역 다툼에서 짐작할 수 있듯 “어림잡아 5억년 동안 존재해온 생명체의 특징”이다. “서열구조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낸 영속적인 특성에 가깝다”는 것이 피터슨 교수의 지적이다.

이는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원래 불평등한 세상'을 방증하는 이론은 많다. 우선 관련 업계 종사자의 제곱근 규모가 전체 생산성의 50%를 만들어낸다는 프라이스 법칙이 있다. 전체 종사자가 100명이라면 10명이 전체 생산성의 50%를 책임진다는 의미다.

전체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 분포도 있다. 약자의 편으로 여겨지는 예수 그리스도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마태복은 25장29절)는 가혹한 ‘마태의 원칙’을 남겼다.

이처럼 ‘원래 불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뇌 속에 자신의 서열을 감지하는 계산기를 갖고 있다. “뇌에서 사회적 위치를 평가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는지 관찰”해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고 자신에게 지위를 부여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여겨 자신의 지위가 낮다고 생각되면 세르토닌 분비가 줄어들고 세르토닌 분비가 줄면 작은 부정적인 사건에도 더욱 위축된다. 반대로 자신의 지위가 높다고 생각되면 세르토닌 분비가 늘어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하게 된다.

피터슨 교수는 이런 이유로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자나 패배자로 보이지 말고 희생양인 양 하지도 말라는 조언이다. 스스로 피해자가 돼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지위를 낮게 생각하고 당신 뇌 속의 서열 계산기도 당신의 서열 순위를 낮게 평가한다. 그러면 뇌에서 나오는 세르토닌 분비도 줄어 생각과 행동이 점점 더 위축된다. 비록 지금 가장 밑바닥 서열에 있더라도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야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똑바로 선다는 것은 몸만 바로 세운다는 의미가 아니다. 피터슨 교수에 따르면 "‘똑바로 선다’는 것은 ‘존재’의 부담을 자진해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삶의 엄중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이고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약함이 강함이 되는 역설이 나온다. 정말 약한 사람은 자신의 약함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한다. 스스로 약함을 알지 못하기에 상대방이 약함을 공격할 때 대비하지 못한다. 약점을 알아도 남에겐 약점을 숨기며 강함만 과시하려 한다. 정말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강함뿐만 아니라 약함까지 정확히 인지하고 받아들인다. 자신의 약함에 대해서도 어깨 펴고 당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도, 남에게도 약함을 드러낼 수 있다.

남에게 공격의 빌미가 되는 약함은 어깨를 움추리며 스스로 서열을 낮게 평가하며 자신의 잠재력조차 부인하는 자기 비하다. 반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이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받아들이며 남에게도 당당할 수 있는 약함은 강함이 되는 약함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약함까지 그대로 인정할 때, 그래서 어깨 펴고 똑바로 설 때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짐을 기꺼이 짊어지면서도 그 속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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