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도 회계 논란? 분기보고서 뜯어보니…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8.11.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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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블로거 새 회계기준 이용 분식 의혹 제기…회사는 "억지주장" 반박

셀트리온헬스케어도 회계 논란? 분기보고서 뜯어보니…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가 3분기 손익계산서를 조작했다는 분식회계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새 회계기준(K-IFRS 1115호)을 핑계로 지난해 매출 일부를 떼낸 뒤 3분기에 가져다 붙였다는 것이다. 한 유명 블로거 글에서 촉발된 의혹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무리한 주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8억원 규모 부풀려졌다는 블로거의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288억원은 지난해 3분기 것을 가져온 것으로 실적 포장, 즉 분식회계를 했다는 게 요지다. 이 블로거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를 미리 예견해 유명세를 탔던 이다.



의혹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도입한 새 회계기준이 회계조작 도구로 사용됐다는 주장에서 출발했다. 새 회계기준에 따르면 기업이 매출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고객의 영향력이 상당할 경우 가감의 정도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올해부터 시행됐는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4분기에 조기 도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게 있어 '고객의 영향력'은 해외 유통사들을 상대로 한 수익보전 계약이다. 예를 들어 1분기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A사에 10억원어치 바이오시밀러를 넘긴다. A사는 2분기 이 물량을 15억원에 판다. 마진율 50%다. 해당 마진율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A사에 보장해준 것이다.



그런데 시장 가격이 떨어져 A가 14억원에 판매를 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자신과 A사가 사전에 약정한 각자의 마진율을 따진 뒤 일정액을 A사에 줘야 한다. 해당 금액은 2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액에서 차감된다.

예전 회계처리는 이런 방식이었다. 그러나 새 기준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가격 하락을 미리 예측해 10억원에서 A사에 대한 손실보전분을 빼고 남은 금액을 매출액으로 인식한다. 시장에서 재화나 용역 가치 변화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느냐가 회계 신뢰도를 말해준다.

분식회계를 주장한 블로거는 새 기준에 의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3분기 실적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288억원이 줄어든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 돈이 1년 뒤인 올 3분기에 반영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회계 조작이 없었다면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127억원에서 1839억원으로, 200억원에서 -88억원이었을 거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올 2분기까지 감액된 매출액 288억원이 허공에 붕 떠 있다가 1년만에 등장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그러나 무리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매출액 조정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특정 분기 실적을 부풀리려고 마음 먹으면 다른 분기들에 피해가 가고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간다"며 "우리가 그래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회계 연속성을 어기지 않았다는 근거로 2016년까지 2056억원이던 누적 이익잉여금을 983억원 감액한 1073억원으로 재무제표를 수정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해 매출액도 7577억원에서 245억원 줄어든 7332억원으로 재반영됐다. 2017년 역시 3분기까지 분기별 실적이 모두 조정됐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오직 새 기준에 의해서만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이후부터는 과거 기준과 비교할 수 있는 지표가 없다. 회사는 일부에서 이런 사정을 이용해 무리한 주장을 편다고 본다.

회사 관계자는 "블로거 주장대로라면 보는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실적 일부가 올 1분기 또는 2분기, 다가올 4분기에 반영됐거나 예정이라고 해도 된다"며 "회계 연속성을 무시한 이상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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