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부모·자녀가 함께 식물 기르니 스트레스·우울감 해소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2018.12.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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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을 아시나요? ③]농촌진흥청, '반려식물 농장 프로그램' 등 성과…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과 연계 확산 나서

편집자주 ‘반려식물’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나 독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랠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울감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다. 집주인의 반대, 경제적 형편, 건강 등 여러 사정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기 힘든 이들 중심으로 반려식물 키우기가 각광 받고 있다.

 2일 대구 수성구 고모동 공영도시농업농장 팔현도시텃밭에서 휴일을 맞은 가족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 최근 채솟값이 크게 오르자 각 가정의 식탁에 올릴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텃밭이 인기를 얻고 있다. 2018.9.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일 대구 수성구 고모동 공영도시농업농장 팔현도시텃밭에서 휴일을 맞은 가족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 최근 채솟값이 크게 오르자 각 가정의 식탁에 올릴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텃밭이 인기를 얻고 있다. 2018.9.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식물을 기르는 텃밭활동을 하면 부모는 스트레스가, 자녀는 우울감이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식물'을 매개로 한 텃밭활동 체험이 자아존중, 생활 만족도 등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면서다.

26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유아·아동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한 '반려식물 농장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서 정서함양 등 긍정적 결과가 도출됐다.



2015년엔 경기 과천·서울지역 초등학생 50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2016년엔 전주지역 3개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32가족이 참여했다. 또 2017년엔 전북지역 1개 초등학교 학부모 27명을, 2018년엔 24가정 부모와 자녀를 대상으로 '가족농장 치유농업 프로그램'이 세종에서 실시됐다.

프로그램은 함께 식물을 기르고, 그 수확물을 이용하는 여러 활동으로 짜여졌다. 참가자들이 직접 식물명을 짓고, 식물 성장을 관찰한다. 음식물쓰레기와 지렁이의 공생이 어떻게 이루어 지는 지 관찰하고 건강한 텃밭밥상을 직접 준비한다. 또, 고구마·양파·감자 등 작물을 직접 수경재배 한다.



참가자들은 1주일에 한 번 2시간 정도 함께 농장활동을 하는 것 만으로도 양육태도와 우울감 등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 농도를 부모에게 측정한 결과, 그 수치는 프로그램 참여전 대비 56.5%포인트가 감소했다. 자녀의 우울감은 이전보다 20.9%포인트가 줄어 들었다.

또 자녀와 부모가 함께 텃밭활동을 하면 부모의 양육스트레스가 약 9.9%포인트 낮아지고 자녀의 공감수준은 4.1%포인트 증가했다.


한 관계자는 "식물을 돌보는 활동을 통해 부모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데 이러한 활동이 자녀와의 공감대를 키워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7월 세종에서 진행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족농장 치유농업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텃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지난 5~7월 세종에서 진행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족농장 치유농업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텃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올해 5월29일부터 7월3일까지 6회에 결쳐 진행된 '가족농장 치유농업 프로그램'에는 세종시에서 24가정 부모와 자녀가 참여했다. 세종시의 경우,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 등 이전이 많아 인구 상승세가 빠른데다가 젊은 세대 유입이 두드러 지는 곳이다. 이로 인해 새로 이주한 젊은 가정의 경우 낯선 곳에대한 불안감이 크고, 주변 이웃들과 관계맺기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김경미 연구관은 "농장에 와서 식물도 기르고, 수확하는 것만으로도 참가자들의 표정이 밝아지는 치유효과를 보였다"며 "이는 식물을 돌보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다 관계 맺기를 통해 지역사회에 애착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농업이 가진 치유의 힘은 개별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과 지역, 국가까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바꾸는 힘으로 확대된다"며 "이같은 농장 프로그램을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과 연계해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7월 세종에서 진행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족농장 치유농업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텃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지난 5~7월 세종에서 진행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족농장 치유농업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텃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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