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로 각광을 받는 '백량금'/사진제공=서울시
박 어르신은 반려식물에 이름도 ‘복덩이’라고 붙였을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 박 어르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반려식물에 물을 주면서 “우리 복덩이, 오늘도 잘 잤지?”라고 인사를 건넨다. 볼일이 있어 집을 나설 때면 “복덩아 잠깐 나갔다 올 테니 집 잘 보고 있어”라고 말할 정도다.
1인 가구 직장인 이성현(35)씨는 최근 다육식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미세먼지 제거에 좋을 뿐 아니라 푸른 빛 식물로 활력을 느낄 수 있어서다. 이씨는 “퇴근 후 집에 가면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다육식물을 기르고서부턴 집 안에 활기가 느껴진다”며 “만족도가 높아 1~2개 화분을 더 살 생각”이라고 밝혔다.
홀몸 어르신 가구나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키우기 쉬운 반려식물이 확산된다. 알레르기 등 신체적 반응이나 집이 좁거나 비용, 집주인의 반대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기 힘든 사람들을 중심으로 반려식물이 대안이 되고 있는 것. 최근엔 취업난 등 팍팍한 삶에 직면한 청년층도 반려식물 키우기 대열에 동참했다.
반려식물이 화제로 떠올랐지만 이미 집에서 다양한 식물을 키우는 홈가드닝은 세계적 추세이자 주요한 취미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도시농업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 가드닝 관련 시장 규모는 1조4000억원 대로 추산된다. 최근엔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분갈이 등 까다로운 생육 정보도 주고 받으면서 홈가드닝 시장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반려식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관련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반려식물 도입이 초기단계라는 점에서 반려기업 스타트업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사단법인 ‘한국원예치료복지’ 주도로 활발하게 반려식물 보급이 추진되고 있다. 청년들의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경우 조만간 국내에서도 반려식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스타트업들의 창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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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이 원예치료사는 "식물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잘 키우지 못해 죽기 때문에 키우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물만 줘도 잘 자라는 등 비교적 키우기 좋은 반려식물을 나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친구처럼 지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치료사는 "백량금과 같은 식물은 까다롭지 않고 관리만 잘하면 10년 이상 키울 수 있다"며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몸이 아파 제대로 식물을 키울 수 있을까 걱정하지만 물만 주면 싱싱한 잎파리를 유지하고, 꽃을 피우는 반려식물을 보면서 외로움과 우울감이 줄었다고 만족해 하신다. 어떤 어르신들은 반려식물을 동물 대하듯 대화를 하고 지내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