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PC방 살인' 김성수 "너무 억울해서 죽였다"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18.11.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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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보니 잘못한 부분은 동생도 받아들여야…유가족에도 죄송"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29)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29)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씨(29)가 피해자를 살해한 이유를 묻자 "너무 억울해서"라고 말했다.

김씨는 21일 "피해자에게 (자리를) 치워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억울함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씨에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9시쯤 유치장이 있는 서울 양천경찰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그때는 피해자한테 제가 (자리를) 치워달라고 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데 표정이 안 좋아서 저도 기분이 안 좋았다"며 "왜 그런 표정을 짓느냐고 이야기하니까 피해자가 '너 왜 시비냐'고 반말을 하면서 화를 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피해자가 '우리 아빠가 경찰인데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 것도 아니다'고 한 것이 머리 속에 남았다"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억울하면서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되는 것처럼 생각하니까 그냥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동생의 행동을 CCTV(폐쇄회로화면)를 보고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처음에 동생이 그렇게 한 것에 대해 전혀 몰랐고 경찰이 CCTV를 보여줘서 뒤늦게 알았다"며 "동생이 무죄라고 확신했는데 CCTV를 보니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생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CTV에는 김씨의 동생(27)이 김씨가 폭행할 당시 피해자를 붙잡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심신미약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심신미약 그런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의사분들 말한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가족한테 너무 미안하고 유가족분들과 고인분께도 죄송하다"며 "제 말이 닿지 않겠지만 계속 죄송하다"고 말한 후 자리를 떴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신모씨(21)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해 감형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때문에 김씨는 지난달 22일부터 충남 공주치료감호소로 이송돼 정신감정을 받았다. 법무부는 이달 15일 김씨가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것으로 정신감정 결과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김성수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면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피해자 유족은 김성수씨가 흉기를 휘두를 당시 김성수씨의 동생이 피해자 신씨를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며 동생을 살인죄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CCTV 정밀 분석 내용과 김성수의 동생에 실시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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