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은 보잉의 최신기종인 737MAX 50대(확정구매 40대·옵션구매 10대)를 2022년부터 인도받는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신규 항공기 도입은 2026년 마무리할 계획이다.
1대당 1244억원 수준이다. 보잉은 10대의 옵션을 포함하면 59억달러(6조65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50대에 달하는 대형계약을 했기 때문에 실제 공급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업계의 관심은 자금 조달 방식이다. 현금성 자산이 1000억원(9월말 기준)에 불과한 제주항공에게는 부담이 큰 투자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증권가가 예상하는 제주항공의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 정도다.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구매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불안은 주식시장으로 이어졌다. 이날 제주항공은 전일보다 2.22% 하락한 3만5300원에 장마감했다. 이날 제주항공을 제외한 항공사 주식은 모두 상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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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2022년부터 5년간 항공기 교체 수요에 맞춘 신규투자로 보면 된다는 입장이다. 보통 연 8~10대의 항공기나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투자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자금 확보를 위해 제주항공은 신규 항공기 등을 담보로 금융권에 자금을 융통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항공기 도입은 국내외 수출입은행이나 보증기구의 보증을 받아 시장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지난 7월 제주항공이 항공기 2대를 구매할 당시 한국수출입은행이 7000만달러(792억원)를 2%대의 저금리로 빌려줬다. 또 구매한 항공기는 향후 자금 상황이 악화될 때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대형 계약으로 인한 부채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지금까지 주로 운용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를 도입했으나 직접 보유로 바꿈으로써 임차료를 줄일 계획이다. 또 연료 효율을 개선한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운용을 통해 연료비와 정비비 등의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회계기준 변경으로 운용리스도 부채로 인식되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세에 비해 무리한 규모는 아닐 수 있으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규모 계약 이후 재무구조 악화를 겪은 것을 감안하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