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기업 285곳의 평균 괴리율(19일 종가 기준)은 42.7%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주가 1만원인 종목의 목표주가가 1만4270원이란 얘기다. 국내 증시가 최악의 폭락세를 겪은 지난 10월 이전 38%수준에 그쳤던 괴리율은 최근 한달여만에 4% 포인트 넘게 확대됐다.
이처럼 상장기업들의 주가와 목표주가 간 괴리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개별 기업의 투자가치와는 무관하게 목표주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돼서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코스닥 시장엔 증권사 보고서 하나로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종목들이 대다수"라며 "선제적인 투자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괴리율 조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목표주가를 내림으로써 받는 시장 충격도 작지 않기 때문에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데 있어 많은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는 애널리스트들의 이 같은 고뇌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를 준수하려면 목표주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는 증권사들이 기업분석 보고서를 낼 때 목표주가와 함께 현 주가와의 차이를 표시하도록 한 것이다. 증권사 보고서의 객관성과 투자자 신뢰도를 높인다는 취지 아래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부터 이 제도를 도입,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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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금융당국은 최근 약세장 속 괴리율이 빠르게 확대되자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괴리율 공시제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증권사들에 괴리율 공시제 준수 여부를 애널리스트들의 평가와 보수 산정 시에도 반영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방침에 증권업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조치'라며 회의적인 입장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유능한 애널리스트, 품질이 뛰어난 보고서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척이나 다양하다"며 "애널리스트 연봉에 괴리율을 반영하라는 요구는 난센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