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마이너' 통화 환전 중단…"구하기 어렵고 돈도 안 되고"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8.11.2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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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 인도·몽골·이집트 등 통화 차례로 중단…해외 은행 공급 '중단' 영향

은행권, '마이너' 통화 환전 중단…"구하기 어렵고 돈도 안 되고"


은행권이 미국달러(USD) 엔(JPY) 유로(EUR) 위안(CNY)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선 환전 시 환율을 우대하고 경품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 주력하는 반면 이용빈도가 적은 해외통화는 취급을 중단하는 추세다. ‘조달의 어려움’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거래고객이 적어 수익이 거의 없다는 게 은행들의 속내라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30일부터 4개국 통화에 대해 환전서비스를 중단한다. 중단 대상 통화는 이집트파운드(EGP) 파키스탄루피(PKR) 카자흐스탄텡게(KZT) 방글라데시타카(BDT) 등이다. 국민은행은 환전 중단의 이유로 “해외통화 공급은행이 국내 공급 중단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현지 은행에서 4개 통화를 더이상 공급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간 이들 4개 통화의 환전이 가능했던 은행은 국내에선 국민은행의 서울 여의도·명동 영업점뿐이었다. 국민은행마저 이들 4개 통화의 환전 중단 결정으로 국내 은행을 통한 이들 통화의 환전은 불가능해졌다. 다른 은행들은 국민은행보다 먼저 조달의 어려움을 이유로 4개 통화의 환전을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부터 이들 4개 통화에 더해 인도루피(INR) 몽골투그릭(MNT) 네팔루피(NPR) 카타르리알(QAR) 등의 취급을 중단했으며 KEB하나은행은 같은 시기에 타카, 텡게, 투그릭 3개 통화의 환전을 중지했다. 이들 은행과 통화제공서비스 계약을 한 싱가포르 유나이티드오버시즈은행(UOB)이 통화제공 중단을 통보한 데 따른 조치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인도루피 환전을 중단했다. 루피 환전은 국내 은행 중 신한은행이 마지막이었다. KB국민·KEB하나·NH농협은행 등은 올 초부터 환전서비스를 중단했다. 국내 은행의 루피화 공급 창구였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취급을 중단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인도 등을 방문하는 국내 고객들은 미국달러로 환전한 뒤 인도 현지에서 루피로 환전해야 한다. 2차례 환전의 번거로움은 물론 이중환전에 따른 수수료 부담도 고객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은행들은 해당 통화의 공급경로가 끊긴 것을 환전중단의 이유로 설명하지만 수익성 저하도 또다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수수료이익이 높다면 새로운 조달경로를 찾아서라도 환전서비스를 유지하겠지만 사실상 주요 통화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의 환전서비스는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라며 “마침 해외 은행들이 해당 통화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니 이를 계기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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