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30일부터 4개국 통화에 대해 환전서비스를 중단한다. 중단 대상 통화는 이집트파운드(EGP) 파키스탄루피(PKR) 카자흐스탄텡게(KZT) 방글라데시타카(BDT) 등이다. 국민은행은 환전 중단의 이유로 “해외통화 공급은행이 국내 공급 중단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현지 은행에서 4개 통화를 더이상 공급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부터 이들 4개 통화에 더해 인도루피(INR) 몽골투그릭(MNT) 네팔루피(NPR) 카타르리알(QAR) 등의 취급을 중단했으며 KEB하나은행은 같은 시기에 타카, 텡게, 투그릭 3개 통화의 환전을 중지했다. 이들 은행과 통화제공서비스 계약을 한 싱가포르 유나이티드오버시즈은행(UOB)이 통화제공 중단을 통보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이에 따라 인도 등을 방문하는 국내 고객들은 미국달러로 환전한 뒤 인도 현지에서 루피로 환전해야 한다. 2차례 환전의 번거로움은 물론 이중환전에 따른 수수료 부담도 고객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은행들은 해당 통화의 공급경로가 끊긴 것을 환전중단의 이유로 설명하지만 수익성 저하도 또다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수수료이익이 높다면 새로운 조달경로를 찾아서라도 환전서비스를 유지하겠지만 사실상 주요 통화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의 환전서비스는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라며 “마침 해외 은행들이 해당 통화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니 이를 계기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