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이재명까지…대선주자 잔혹사?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강주헌 기자 2018.11.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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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온갖 악재 버틴 이 지사, '혜경궁 김씨' 경찰수사까지 극복할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월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 조직위원장으로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김창현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월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 조직위원장으로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김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치명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정치생명이 위태롭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도 위기다.



경기 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7일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이 지사의 정치적 라이벌들에 대해 악성 글을 올린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08__hkkim)의 계정 주인이 김씨라는 수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수사는 지난 4월 8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발로 시작했다. 이 지사는 고발 시점부터 자신의 부인이 이 트위터 주인일 것이라는 의혹을 감수해야 했다. 비록 의혹수준이었고 경찰 수사도 결론을 내기 전이었지만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했다.



이 지사는 경기지사 선거 과정에서 여러 의혹과 추문에 부딪쳤다. 자신의 형님, 형수와 주고받은 말과 가족간 불화는 큰 악재였다. 배우 김부선씨와 관계를 둘러싼 폭로전도 주목을 끌었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폭발력이 컸다. '이재명이냐 아니냐', '의혹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경기지사 선거의 여러 이슈들을 빨아들인 블랙홀이 됐다.

이 지사는 이를 이겨내고 경기지사로 선출됐다. 선거과정에서 부인 김혜경씨와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며 정면돌파했다. 하지만 17일 김혜경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등 혐의가 최소한 경찰수사 단계에서는 드러났다.

온갖 악재도 매번 이겨내며 오뚝이처럼 일어난 이 지사가 과연 이번에도 이걸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일각에선 정치활동을 중단한 안 전 지사처럼 이 지사도 정치생명이 흔들릴 수 있는 타격을 입을 걸로 보기도 한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롯한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주점에서 호프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희정 충남지사. 2017.04.08.   park769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롯한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주점에서 호프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희정 충남지사. 2017.04.08.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편 안 전 지사는 한때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위치였으나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이른바 미투(me too) 폭로 여파로 추락했다.

안 전 지사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33)는 지난 3월5일, "안희정 지사로부터 네 차례 성폭행당하고 수시로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했다. 안 지사는 도지사직을 전격 사퇴하고 정치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를 피감독자 간음, 즉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3월7일 검찰이 안 전 지사의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 격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출신 연구원 A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추가 폭로하기에 이른다. 안 전 지사는 3월9일 서울 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라며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도 너무 미안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안 전 지사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3월23일 간음,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 3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3월29일 법원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두 번째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번에도 영장은 기각됐고 검찰은 안 전 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7월, 여섯차례 공판에 이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안 전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어떻게 지위를 가지고 다른 사람 인권을 빼앗을 수가 있겠느냐"라고 항변했다. 법원은 8월14일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비록 무죄가 선고됐지만 안 전 지사의 정치생명은 돌이키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 그의 지지층, 그 주변의 유력 정치인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정치권에 성희롱·성추행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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