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 AFP=뉴스1
이란 원유제재로 인한 손실분을 막아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OPEC과 러시아는 지난 6월부터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이에 러시아의 원유생산량은 지난 9월 1136만배럴에서 10월 1141만배럴로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이후 수세에 몰린 사우디의 마음이 가장 급하다.
지난 12일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석유산업전시회에 참석해 "12월부터 물량을 하루 100만배럴씩 줄여야 한다. 원유시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선 지켜보자'며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유가 급락이 시작된지 아직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어떤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로이터에 "원유 생산량을 줄여서는 안된다. 과거 감산 정책을 시행했지만 올바른 방법이 아니었다"며 감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또 "러시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약 10만배럴씩 원유생산량을 늘려왔고 계속해서 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들도 모두 증산을 계획 중이다.
러시아 원유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는 로스네프트는 내년 석유가스 생산량을 3분기 473만배럴에서 490만배럴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다른 대형 석유기업 가스프롬 네프트는 일일 원유생산량을 올해 2만~3만배럴, 내년 5만배럴가량 늘리기로 했다. 러시아 2대 석유기업 루크오일 역시 2019년 어떤 감산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OPEC과 러시아는 2014년 초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중반선까지 추락하자 지난 2017년 1월부터 감산 정책을 시행했다. 올 상반기에도 1일 생산량을 180만배럴로 제한하고 이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0월 초 이란 제재를 앞두고 배럴당 70달러 중반선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현재 제재에 따른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에 50달러 중반선으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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