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결핵 퇴치 못하면 한반도 '제2 메르스' 올 것"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2018.11.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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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유진벨재단 방북 보고 기자회견…정부의 북한 결핵 퇴치 지원 촉구

유진벨재단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실에서 최근 방북에 대한 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최세문 유진벨재단 이사, 스티븐 린튼 유진벨재단 회장. /사진=서민선 인턴기자 유진벨재단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실에서 최근 방북에 대한 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최세문 유진벨재단 이사, 스티븐 린튼 유진벨재단 회장. /사진=서민선 인턴기자


북한에서 20년 넘게 다제내성결핵(MDR-TB) 치료사업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 유진벨재단이 정부의 북한 결핵 퇴치를 위한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유진벨재단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방북 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진벨재단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번 달 6일까지 약 20일간 방북해 다제내성결핵 환자의 치료사업을 벌이고 돌아왔다.



최세문 유진벨재단 이사는 북한의 결핵약 재고 상황을 경고했다. 최 이사는 "지금 북한의 결핵 상황은 기로에 서 있는데, 개선될 것인가 아닌가는 국제 사회와 남한 사회에 달려 있다"며 "(북한의) 결핵약 재고는 2020년 1분기까지, 다제내성결핵약은 2018년 가을에 등록한 환자분까지 남아 있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약을 주문해야만 결핵약 부족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박사는 "한반도는 다제내성결핵으로 제2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결핵 특성상 치료 공백이 발생하면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더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재단에 따르면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일반 결핵 치료에서 실패한 말기 환자로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뿐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 1년에 평균 15명에게 균을 전염한다.

이 때문에 정부가 북한 결핵 퇴치를 위해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티븐 린튼 유진벨재단 회장은 "남북 관계가 팽팽했을 때는 국제기구와 유진벨과 같은 NGO(비정부기구)가 북한 결핵 치료를 책임졌지만 이제는 북한 결핵 치료를 위해 (정부가) 리더 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린튼 박사는 "지금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국제기구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 결핵 지원 사업을 부담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 결핵 퇴치의 책임감을 느끼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벨재단은 미국에서 1995년에 설립된 단체로 북한에 식량 지원을 하다가 1997년부터 북한 내 결핵 퇴치 사업을 진행해왔다. 올해만 북한에서 약 1200명의 다제내성결핵 환자들이 유진벨재단을 통해 치료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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