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장애인 작가 90명의 마음으로 그린 그림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11.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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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4일 '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서 개최…장애를 예술로 극복한 작품 150여점 전시

'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참여 작가 중 우수작가로 선정된 작가의 작품들. (왼쪽부터)박혜신 '노을을 달리다', 이대호 '아쉬움'./사진제공=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사무국'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참여 작가 중 우수작가로 선정된 작가의 작품들. (왼쪽부터)박혜신 '노을을 달리다', 이대호 '아쉬움'./사진제공=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사무국


일본 설치 미술가 야요이 쿠사마는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에게 있어 '예술'은 유년시절부터 시작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도구'였다. 자신의 편집적 강박증을 끊임없이 반복되는 물방울 패턴으로 표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했다.
야요이 쿠사마처럼 예술을 장애 극복 수단으로 선택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꾸려가고 있는 한중일 작가들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 오는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최하는 '2018년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에 한국·중국·일본·홍콩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90여명의 회화·서예·조각·일러스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50여점이 전시된다.



마음을 마음에 마음으로 그리다'라는 부제 아래 총 4부분으로 구성했다. 나라별이 아닌 참여 작가들의 장애 유형별로 △자폐장애 △지적장애 △지체장애 △청각장애 등 4부분으로 나눴다.

편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도 장애 유형별로 섹션을 나눈 이유에 대해 전시 관계자는 "참여 작가들이 자신의 결핍을 예술로 승화하고자 하는 태도들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다"며 "동일한 장애를 가진 작가들의 작품에서 공통적인 예술적 표현 특성을 발견할 있고, 결핍이 예술적 표현력을 배가한다는 장점을 보여주려했다"고 설명했다.
'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참여 작가 중 우수작가로 선정된 최주림 작가의 '꿈을 위한 질주2'./사진제공=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사무국'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참여 작가 중 우수작가로 선정된 최주림 작가의 '꿈을 위한 질주2'./사진제공=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사무국
'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참여 작가 중 우수작가로 선정된 작가의 작품들. (왼쪽부터)문성국 '기억, 그리고 스물셋', 성정자 '칭찬과 비난'./사진제공=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사무국'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참여 작가 중 우수작가로 선정된 작가의 작품들. (왼쪽부터)문성국 '기억, 그리고 스물셋', 성정자 '칭찬과 비난'./사진제공=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사무국
세상과의 대화에 서툰 자폐성 장애 작가들은 뛰어난 관찰력과 독특한 시각으로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선보인다. 작가들은 색과 형태를 언어 이전의 기호로 바꿔 화폭 위에 문장으로 수놓으며 작품을 마주하는 사람들과 소통한다.



지적장애 작가들은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를 가감 없이 화폭에 그려낸다. 막힘 없이 과감한 색상과 자유로운 붓질로 작업의 과정 자체를 놀이처럼 즐기는 것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지체장애 작가들은 신체적 불편함으로 인한 세상과의 단절을 작품으로 극복한다. 경증 장애 작가들부터 입에 붓을 물거나 발가락 사이에 붓을 끼우고 작업하는 구족화가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에게 작업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이자 열정을 쏟아내는 숭고한 경험이다.

청각장애 작가들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을 깊이 있게 표현하는 데 누구보다 충실하다. 혼자만의 고요한 세상에서 대상의 숨소리를 마음으로 듣고 화폭에 옮겨낸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초청작가로 참여한 중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작품들. (위부터)펑정지에 'Chiness Portrait K series', 우밍중 'Youth with Lion'./사진제공=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사무국'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초청작가로 참여한 중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작품들. (위부터)펑정지에 'Chiness Portrait K series', 우밍중 'Youth with Lion'./사진제공=2018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사무국
이 외에 중국 현대미술 대표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펑정지에, 우밍중, 쥐안치와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기성작가 등의 작품으로 구성된 초청작가 섹션도 마련된다.


전시 관계자는 "장애를 딛고 멋진 작품을 창작할 수 있었던 순수한 열정을 담은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장애라는 색안경을 끼지 말고 작품 자체의 순수성을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 빛된소리글로벌예술협회, 꿈틔움 등 주최로 오는 17일 개막해 2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제1전시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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