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병동 특파원 자처한 희망의 투병기 "글쓰기로 완치…복직해야죠"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18.11.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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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택 기자 '저는, 암병동 특파원입니다' 펴내

암병동 특파원 자처한 희망의 투병기 "글쓰기로 완치…복직해야죠"


투병기지만 취재기 같기도 한 현직 기자의 책이 나왔다. 채널A 황승택 기자의 '저는, 암병동 특파원입니다'(민음사 펴냄)가 그 책으로 페이지마다 희망과 낙관이 묻어난다.

책을 내면서 그는 “영화 ‘러브스토리’ 여주인공이나 ‘가을동화’ 송혜교가 걸리는 병에 내가 걸려 억울했다”는 말로 출간 이유를 밝히곤 한다. 평소 술은 가급적 가렸고, 담배는 아예 멀리 했고 운동은 남보다 훨씬 열심이었던 그인 만큼 억울함은 가족과 지인들 모두의 공감을 샀다.



급성 백혈병과 싸워 온 3년 간의 투병기가 묶인 것으로 책을 쓰기 전 페이스북에 틈틈이 올렸던 투병 일기를 그는 다듬고 엮었다.

“성격이 긍정적이란 얘긴 많이 들었어요. 도전을 즐기는 편이었고요. 누구든(제 경우에) 닥치면 선택지는 그거밖에 없지 않을까요? 시험이나 연애라면 재도전 기회가 있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저자는 '발병→호전→재발→투병→호전→재발→투병'을 최근 몇년간 겪었다. 2번이나 암이 재발하는 절망과 무균실에 격리되는 고립감, 항암치료와 대바늘을 골수에 꽂아 넣는 엄청난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라면 짐작도 쉽지 않지만 그는 환자 아닌 기자답게 담담하게 힘주어 적어내려갔다. 유쾌하다 못해 발랄한 문체는 덤이다.

글 전체에는 유머와 위트로 채워진 초긍정의 천성과 "글쓰기로 스스로를 치유하겠다"는 저자의 강한 의지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책에 묶인 글들은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 기록'이자 기자가 천직인 저자가 병원을 현장 삼아 쓴 '취재 일기'이기도 하다. "환자가 되지 않았다면 몰랐을 고통이 환자가 되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존재를 인식하게 만들었다"고도 썼다.


암병동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환자로서의 제언도 담겼다.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도착이 해외 통관 절차로 늦어지면 병상에 누워 배경을 상세히 취재했고 같은 병동에서 치료받는 외국인 환자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수술은 무조건 해야 하는지, 수술 동의서를 쓸 때는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어떤 의사를 만나야 하는지 등 꼼꼼히 체득한 의료 정보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올해 초 재발 후 골수이식 치료를 받아 재활에 열심인 저자의 관심은 완치와 '복직'이다. 환자복을 입고 수액을 꽂는게 아닌 마이크를 들고 화면앞에 설 희망에 가득찬 그는 책의 인세를 전액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의 환우들을 돕는 데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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