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투척' 논란에서 경영권 위협까지…위기의 한진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반준환 기자 2018.11.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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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의 KCGI 한진칼 9%(1357억) 보유...우호지분 확보시 26.19% vs 조양호 회장 일가 28.95% 위협

강성부 KCGI 대표(사진 왼쪽)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사진=머니투데이DB강성부 KCGI 대표(사진 왼쪽)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사진=머니투데이DB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투척' 논란으로 촉발된 한진그룹의 내부 혼란이 경영권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식 9%(지분 532만2666주)를 매입했다고 15일 공시하면서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고 있다.

KCGI는 당초 293만8938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238만3728주를 추가로 취득함에 따라 주식 대량보유자로 지위를 올렸다. 주당 매입 가격은 2만5500원, 532만여주의 총매입가는 1357억원이다



KCGI는 이날 지분보유 목적에 대해 "장래에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사회 구성과 임원선임, 해임, 배당, 기업 분할합병, 영업 양수도, 자산처분 등 다양한 업무가 포함된다. 사실상 경영참여를 선언한 셈이다.

KCGI는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강 대표는 LK투자파트너스를 설립, 요진건설 등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LK투자파트너스 시절 현대시멘트와 대원, 극동유화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의 KCGI가 2대주주에 오른 한진칼은 한진그룹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 지분 29.96% 외에도 한진(22.19%), 진에어(60.0%), 칼호텔네트워크(100%) 등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다. ‘조양호 회장→한진칼→대한항공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KCGI가 보유한 지분은 9.0%지만, 우호 지분을 확보하면 한진 그룹의 경영권에 위협일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8.35%)과 크레디트스위스(5.03%), 한국투자신탁운용(3.81%) 등 주요 주주들이 17.19%다.

여기에 KCGI 지분 9%를 합하면 26.19%로 조양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28.95%)에 근접하는 규모다. 경영권 분쟁이 붙을 경우 누가 더 우호적인 세력을 확보하느냐인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조 회장 일가의 경우 여론상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진 관계자는 "현재 투자 목적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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