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기술에 돈 푸는 현대차 …'아직 모자라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8.11.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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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3분기까지 R&D에 3.7조 투자 '역대 최고'....경쟁사보다는 낮은 수준

올 3분기까지 현대자동차가 R&D(연구개발)에 역대 최대금액을 투자했다. 친환경,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낮은 것은 흠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낮은 R&D 투자 비중으로 현대차를 압박 중이다.



미래 기술에 돈 푸는 현대차 …'아직 모자라다'


15일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현대차가 투자한 R&D 비용은 1조672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한 금액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234,500원 ▼500 -0.21%)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 총 R&D 비용은 3조365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1116억원) 늘었다. 5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1조원가량(46.8%)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9.2%)을 훌쩍 뛰어넘는다.



R&D 활동 등을 통해 보유한 현대차의 지적재산권은 총 3만2643건(특허 2만8796건, 디자인 3847건)으로 지난해 말보다 8.4% 늘었다. 특히 현대차는 친환경, 자율주행, 모바일 서비스, HMI(유저인터페이스)와 관련된 선행특허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14종인 친환경차 모델을 2020년 31종, 2025년 38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1년에는 레벨4(고도 자율주행)의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고, 2030년에는 완전자율주행(레벨5) 차량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은 간접 투자에서도 나타난다. 현대차는 최근 1년 사이 자율주행, 차량공유 등의 기술을 가진 한국, 미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8개국 16개 기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R&D 투자 강화와 활발한 외부투자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매출 대비 R&D 투자비용(R&D 집약도)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의 올 3분기 기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3%이다. 기아차 (110,400원 ▼1,800 -1.60%)와 현대모비스의 투자비용을 감안해도 2.4%에 불과하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평균 매출의 4%대를 R&D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R&D 집약도는 6.3%에 이른다. 이외에도 △BMW는 5.5% △다임러는 4.9% △GM는 4.9% △토요타는 3.4%의 R&D 집약도를 기록했다.

동종 업계보다 낮은 R&D 투자 비중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등에 간섭하고 있는 엘리엇의 공격 지점이 되고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의 매출 대비 R&D 지출 비율은 동종 기업에 비해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현대차가 과하게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다른 자동차 기업보다 R&D 투자 비중이 낮은 부분은 개선해야 될 부분"이라며 "하지만 자동차 업계가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비한 현금 보유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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