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스도 시행 연기될까…한숨돌린 보험업계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8.11.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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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스 도입시기·기준 금융위가 재검토…대형사도 무리한 자본 부담 "기준 현실화, 시행연기 해야"

킥스도 시행 연기될까…한숨돌린 보험업계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이 주도하던 신지급여력제도(킥스,K-ICS) 도입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시행시기가 연기될지, 기준은 얼마나 완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킥스 초안은 대형 보험사들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본확충 부담이 컸다. 일단 보험업계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이 1년 연기된데다 금융위가 킥스 재검토에 들어간 만큼 킥스 시행도 1년 연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은 자산과 부채를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내용의 IFRS17 도입에 맞춰 현재 운영 중인 RBC(보험금 지급여력)제도를 대체할 킥스를 준비해왔다. 킥스는 당초 IFRS17 도입 시기였던 2021년에 맞춰 시행할 계획이었다.

금감원은 예정대로 2021년에 킥스를 도입하되 1년간 시범 적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 2022년부터 본격 시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킥스 도입시 일정 경과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범 적용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차피 경과기간을 둬야 한다면 앞당겨 시범 적용하는 것보다 준비기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는 IFRS17과 관련한 시스템을 다 갖추려면 물리적으로 2022년 킥스 도입도 빠듯할 것으로 보고 있다. IFRS17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금리와 환율 등 기초과정, 시나리오별 기본과정, 상품, 일반회계, 결산, 리스크관리, 관리회계, 계리검증 등 총 8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 통상 3년 반에서 4년이 소요되는데 일부 중소형 보험사는 시스템 구축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55개 보험사 중 20개사는 4대 대형 회계법인의 컨설팅을 받고 있고 10개 중소형사는 보험개발원과 공동으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남은 20여개 보험사는 아직 컨설팅조차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킥스라는 명칭은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가 마련하고 있는 보험자본기준(ICS)에서 따왔는데 킥스의 토대가 된 ICS도 2025년에 시행된다”며 “IFRS17 도입이 연기된 상황에서 킥스만 서둘러 시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IFRS17 시행에 대비해 감독규제 ‘솔벤시2’를 먼저 도입한 유럽에서 최근 규제 개정 움직임이 일고 있는 점도 킥스를 서둘러 시행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유럽은 이미 2016년에 솔벤시2를 도입했으나 비용과 인력 등 예상보다 과도한 부담이 발생해 영국을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자산과 부채를 시가평가해야 한다는 회계제도 변경의 취지에 대해서는 업계도 공감한다”며 “다만 처음 도입하는 제도인 만큼 준비하다가 망하는 회사가 생기지 않도록 업계에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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