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시한폭탄 '비격진천뢰' 11점 출토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2018.11.1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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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조선 시대 훈련청과 군기고 추정 건물지 발견

비격진천뢰 모습(왼쪽)과 CT 촬영사진(국립중앙박물관 촬영). /사진 제공=문화재청비격진천뢰 모습(왼쪽)과 CT 촬영사진(국립중앙박물관 촬영). /사진 제공=문화재청


조선 시대에 발명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비격진천뢰가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호남문화재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전북 고창군 무장면의 사적 제346호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조선 시대 훈련청과 군기고(무기를 넣어두는 창고)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발견됐으며 이와 함께 화약 무기인 비격진천뢰 11점, 자기류, 기와류도 출토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에선 훈련청과 군기고로 추정되는 건물지를 비롯해 10여동의 건물지와 수혈(구덩이), 도로시설 등이 확인됐다. 특히 1호 수혈에서는 비격진천뢰가 출토됐으며 바로 인접해 포대 시설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나온 비격진천뢰는 모두 비교적 온전한 상태며 크기는 지름 21㎝, 무게 17~18㎏ 정도로 비슷하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격진천뢰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인 보물 제860호를 비롯해 모두 6점에 불과하다. 이번에 발견된 11점은 그 수가 상당히 많고 새롭게 출토된 점에서 주목된다.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현장. /사진 제공=문화재청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현장. /사진 제공=문화재청
비격진천뢰는 조선 선조 연간에 발명됐으며 목표물에 날아가서 천둥번개와 같은 굉음과 섬광, 수많은 파편을 쏟아내면서 폭발하는 작렬(포탄 따위가 터져서 쫙 퍼짐) 시한폭탄으로, 완구라는 화포에 장전해서 사용했다.



비격진천뢰가 나온 구덩이 주변에서는 포사격 시설로 추정되는 포대가 조사됐다. 평면이 원형형태로 규모는 지름 170㎝다. 돌을 편평하게 깔아 견고하게 만든 후 흙을 다져 바닥면을 마련했다. 또한 포의 거치대로 추정되는 2개 기둥구멍이 포대 남쪽에서 확인됐다.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은 1417년(태종 17년)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됐다. 조선 시대 읍성 가운데 제작연대가 정확하게 알려진 읍성으로 행정과 군사의 요충지 역할을 담당했다.

호남문화재연구원은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이 왜구의 방어를 위해 축성된 점에 미뤄볼 때 훈련청‧군기고 등 건물지, 비격진천뢰와 포대시설 등은 무장읍성의 군사적인 성격을 고고학적으로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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