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익수 신영증권 개인고객사업부 본부장/사진=신영증권
전익수 신영증권 개인고객사업본부장(55세·사진)은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거북이 수익 모델'"이라며 "20~30년이 지나야 금융회사가 이익을 볼 수 있는데 고객의 믿음을 중시하는 경영진의 철학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보통 은행에서 말하는 신탁이 개별 단위의 계좌를 지칭하는 것과 달리 신영증권에서는 신탁 계약 하나만 체결하면 그 안에서 패밀리 자산관리를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신탁팀에는 법무, 부동산, 재무 등 각각의 전문가가 고객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금융회사를 방문하면 특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것과 달리 신영증권은 고객의 고민을 해결하는데 방점을 둔다.
전 본부장은 "우리는 특정 금융상품을 고객에게 추천하지 않는다"며 "고객이 금융상품을 원할 경우 적합한 상품군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고객이 선택하는 방식이며, 금융상품 판매보다는 재무적, 비재무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매달 전국의 신영증권 지점에서는 '헤리티지 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하루에 약 다섯 가족 정도를 초청해 하루 종일 각 가족의 고충을 상담한다. 주식, 채권, 보험, 상속, 증여, 부동산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한 상담이 이뤄진다. 본사 신탁팀과 지점의 팀 자산관리 서비스를 연계한 전사적 헤리티지 자산관리인 셈이다.
"자산가들이 어딘가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종류의 자산관리는 당장 이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은행·증권사들도 선뜻 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100년 전부터 자산승계신탁 서비스가 활성화됐다. 신영증권에는 이미 30년 넘게 신뢰를 구축한 고객층이 있기 때문에 이런 사업이 가능했다. "
신영증권의 신탁 사업은 빠르게 확장 중이다.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이익 증여신탁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유니세프 유산기부신탁, 이산가족 상속 신탁 등 이색 신탁을 선보였으며 조만간 예술품 신탁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신탁 시스템도 곧 선보인다.
◇신탁=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등 특정 자산을 타인에게 맡겨 관리하게 하는 금융 법률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