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 김수현, 文대통령이 그를 신뢰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11.12 17:03
글자크기

[the300]단단하고 야무진 면모에 신뢰감…文 국정철학 이해도 높아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김수현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11.1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김수현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11.11. [email protected]


여권에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을 오래 지켜봐 온 한 인사는 김 실장을 '차돌'에 비유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실장이 꾸준히 신뢰를 받아온 이유는 '단단하고 야무지다'는 뜻이 담긴 '차돌'이라는 단어에 함축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정권이 출범한 이후 김 실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왔다. 부동산·에너지·보건복지·교육·여성 등 광범위한 정책을 관장하는 사회수석에 그를 낙점했다. 사회 뿐만 아니라, 일부 경제 정책까지 주도하는 그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선 '왕수석'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지난 9일에는 "경제를 잘 모른다"는 여권 내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을 정하성 전 실장에 이은 문재인 정부 2대 청와대 정책실장에 낙점했다. 경제가 아닌 사회정책 전문가라는 약점, 집권 후 부동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부담, 모두를 감내해서라도 김 실장에게 '포용국가' 비전의 마련을 맡기겠다는 의지였다.

문 대통령의 김 실장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뒷받침된 인선이라는 평가다. 김 실장을 '차돌'이라고 지칭한 여권 관계자는 "체력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왕수석'에 걸맞는 수많은 이슈들을 다뤄왔지만 기복없이 꾸준하고 묵묵하게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단하고 우직한 면이 있어서, 흔들림없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 철학을 이어나갈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라는 문재인 정부 기존 국정철학의 힘있는 추진이 이번 경제팀 인사의 배경이기도 했다. 흔들림없이 기존의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김 실장의 '차돌'과 같은 면모가 부각될 것이라는 의미다.

여권 고위 인사는 "김 실장의 능력은 탁월하다"면서 "튀는 성격이 아니라 겸손한 스타일인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실장은 청와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실 내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참여정부 당시 국정과제비서관 및 사회정책비서관으로 일한 적이 있는데, 이런 그를 두고 한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를 꿰차고 있다"고 평했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비서실장 경험을 바탕으로 청와대 장악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부터 시작된 오랜 인연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도 하다. 2012년 당시 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냈던 책 '사람이 먼저다'에서 문 대통령과 대담을 했던 인물이 김 실장이다. 2013년 무렵부터는 문 대통령에 대한 정책 자문을 해온 학자 그룹인 '심천회'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김 실장의 '차돌'과 같은 면모는 정책실장 직을 수행하자 마자 나타나는 중이다. 그는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 참석해 "탈원전 정책은 큰 취지에서 그 방향으로 가는 생각에 (변함에 없다)"고 밝혔다. 11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