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공시된 셀트리온의 3분기 영업이익은 7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2% 줄었다. 바이오시밀러 가격 하락과 공장 가동률 하락이 원인이었다. 셀트리온의 실적 부진은 바이오시밀러 업종 전반에 대한 우려로 번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강타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이 업종 전반으로 확산된 이유는 결국 실적과 업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를 지탱할 실체(실적)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업종 전반에 대한 투심이 무너진 것이다.
◇모멘텀 업고 올랐지만…실적 부진한 바이오주=2016년부터 시작된 바이오주 랠리는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이전 성공과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대형 바이오 업체 상장,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모멘텀 삼아 시작됐다.
하지만 실적이 아닌 이벤트와 모멘텀에 기대 급등한 주가는 한미약품 임상 중단,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문제 등 악재가 발생하자 거품이 빠졌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멘텀에 우선해 제약바이오 주가가 상승했으나 실적이 뒷받침돼야 추세적 상승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이 속한 바이오시밀러 업계가 최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것이 우려된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이미 예상됐던 부분인데, 이는 바이오시밀러의 핵심 가치가 '비용절감'이기 때문이어서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종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1.7%에서 28.6%로 감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KB증권 추정)도 지난해 대비 18.1% 감소한 6077억원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를 걸 수 없는 상황이다.
◇변동성 확대 국면…"길게 보고 투자해야"=유한양행의 대규모 기술수출에도 불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와 바이오시밀러 산업 경쟁 심화로 제약바이오주 투심은 약세장에서 더욱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9년 상반기까지 불확실성이 있겠지만 내년 하반기는 회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2018년 국내 바이오 업종은 성장통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단기 실적 부진이 초래될 것"이라며 "하지만 성장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며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2019년에는 주도 업종으로 재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하반기 부진한 실적은 2019년에는 기저효과로 돌아올 수 있고 내년에는 미국, 중국 시장 진출에 따른 이익 증가도 예상돼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은 2018년 하반기 부진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2019년에 나타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다수의 R&D(연구개발) 모멘텀도 예정돼 있어 제약바이오주는 2019년에도 주식시장에서 주목받는 주도 업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