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개방형 빅스비 성공조건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8.11.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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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 개방형 빅스비 성공조건


지난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2018. 이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두말 할 것 없이 삼성의 폴더블폰(접는 스마트폰)이었다. 삼성은 접었을 때 4.58인치, 펼쳤을 때 7.3인치인 스크린으로 변신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SDC의 핵심 주제였던 ‘빅스비(삼성 인공지능 플랫폼)’ 전략은 폴더블폰 이벤트에 다소 묻히고 말았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은 외부 개발자들에게 빅스비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와 빅스비 캡슐을 각각 공개했다. 빅스비 캡슐은 빅스비에 필요한 기능과 서비스를 한데 모은 단위다. 또 빅스비 마켓플레이스를 개설, 빅스비 캡슐을 활용해 누구나 빅스비 앱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자사 ‘빅스비’ 플랫폼을 외부 개방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통해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 AI 플랫폼 강자들과 진검 승부를 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은 이를 통해 ‘빅스비’를 갤럭시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홈, 삼성의 생활가전을 연결하고 동작시키는 모바일·홈 허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동진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 시판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5억대 이상”이라며 “가전까지 빅스비가 연동된다는 점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삼성은 지난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 플랫폼 경쟁력은 열세를 면치 못했다. AI 플랫폼 사업과정 역시 녹록치 않았다. 구글이나 아마존보다 2~3년 가량 뒤처졌다는 평가다. 아마존은 2016년 일찌감치 AI플랫폼 알렉사를 무료로 개방해 플랫폼을 선점했다.



늦게나마 삼성이 플랫폼 개방과 빅스비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선 건 다행한 일이다. 내친 김에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내외 중소·중견 기업까지 다양한 사업자와 개발자들을 빅스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에도 서울에서 ‘빅스비 개발자데이’를 열고 AI에 대한 미래 비전을 개발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개발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플랫폼 생태계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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