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심사 앞둔 '유치원 3법'…한국당 '침대축구' 돌입

머니투데이 김평화 , 강주헌 기자 2018.11.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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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박용진 "법안 연내 통과해야", 한국당 "우리 스탠스 정할 것, 내년까지 보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참여연대, 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 대표자들과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3법 연내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1.11/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참여연대, 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 대표자들과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3법 연내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1.11/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원은 해당 법안들이 연내 통과돼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치원 3법'은 유치원의 지원금 부정 사용 시 처벌·환수가 가능토록 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이다. 박 의원이 발의해 '박용진 3법'으로도 불린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와 한국당 정책위원회 등은 유치원 비리 근절에 대한 한국당의 입장이 담긴 법안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12월 초쯤에 우리당 안을 내려고 한다"며 "지원금과 보조금 문제, 유치원 원장과 이사장과 관계 등 논란들을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진 3법'에 대해선 "이번 국회에서 통과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일단 12월에 (한국당 안을) 내서 최대한 빨리 협의해보려고 여의도연구원에 우선 도움을 청해놨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원 내부 상황을 보면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은 우선순위가 한참 뒤로 밀려 있다. 연구원은 경제담론과 안보담론 등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선동 한국당 의원은 "나라가 어려워 재정여건이 안될 때 사립재단이나 어린이 유치원 쪽에 신세를 졌다"며 "정부가 보조하고 나서 (사립 유치원들이) 이윤추구행위를 했다고 하는데, 그분들의 교육적 현신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게 맞는건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에서 (사립 유치원에) 퇴로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몰아치기식으로 국가가 다 책임질 수 있는 것처럼 하는 게 정당한건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내부 검토를 거쳐 '한국당안'을 만들기 전까진 박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의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교육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이 3법 심의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심지어 별도의 법안을 내놓겠다는 핑계로 심의조차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3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응급처방에, 응급적인 약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며 "혹여나 한국당이 침대축구식 시간끌기를 통해 유치원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고자 하는 국민적 여망을 역행하고자 하는 일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위 법안소위는 오는 12일 3법을 심의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첫 안건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밤을 새서라도 이 법안이 통과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양보할 게 있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최근 교육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을 만나 법안 통과를 막아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유총은 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립 유치원 모임이다.

박 의원은 "(한유총은) 엄마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민심을 흔드는 방식으로 개별 유치원에서 폐원·휴원을 주장한다"며 "유치원들 마음대로 폐원·휴원할 수는 없으니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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