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이라고요? 다 거기서 거깁니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8.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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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당신의 퀀텀리프’…부와 권력, 지식은 어떻게 도약하는가

“창의적이라고요? 다 거기서 거깁니다”


과거를 보고 내일을 준비하며 오늘을 사는 이들은 더 거기서 거기다. 설령 20대가 ‘소확행’이나 ‘탕진잼’에 빠져 오늘에 매진한들, 40대가 내일의 희망을 위해 오늘을 ‘절약’한들 진전의 크기는 도토리 키재기라는 뜻이다.

삶에 염장이라도 지르듯 말 같지 않은 이 냉정한 설명은 급변하는 시대에 가장 모범적인 답으로 수렴된다. 저자는 이렇게 요약한다.



“여러분이 아무리 독창적이고 창의적이고 때론 혁신적이라고 해도,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남다른 생각을 하더라도 남과 크게 다르지 않죠. 나만의 독보적인 무언가로 주변을 평정하던 시절이 끝났으니까요.”

우리는 변하지 않았다. 갈고닦은 실력만으로 권력과 부를 쥘 수 있다는 과거의 입증된 경험과 사례로 오늘을 견딘다. ‘나’는 변하지 않았는데 변한 세상은 과거 노력을 답습한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세상이 ‘거기서 거기’쯤 변한 게 아니라,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 ‘미래 성공의 가장 큰 적은 과거의 성공’이라는 말이 즉시 통용되는 시대라는 얘기다.



이제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고 밑거름은 거름일 뿐이다. 평균이 사라진 ‘낫 노멀’(Not Normal)의 시대가 도래했다. 미래의 부와 권력, 지식은 이제 과거 성공했던 방정식에서 저만치 떨어졌다.

인간은 200만 년이나 수렵과 채취 생활을 거쳐 1만 년의 농업의 시대를 경험한 뒤 200년을 ‘산업의 시대’에서 살았다. 200년간 쌓였던 산업 시대의 고정관념으로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기약하는 셈이다. 이는 ‘어제=오늘=내일’이라는 방정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동아줄로 작용한다.

하지만 세상이 1(어제), 1(오늘), 1(내일)이나 1, 2, 3처럼 규칙적으로 진전하지 않고 1, 2, 8이나 1, 100, 1000으로 급격한 변화로 이행한다면 우리는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물리학의 양자역학(퀀텀)으로 이를 설명한다. 책 이름 ‘퀀텀리프’는 ‘양자역학의 도약’으로 해석된다. 양자역학은 뉴턴의 고전물리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는 전혀 새로운, 세상의 흐름의 연속성에 반대하는 개념이다.

산업시대 끝자락과 새로운 시대(초연결시대 또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앞자락에 낀 시대에는 불연속적이고 비약적인 도약을 전개해야 미래의 부, 권력, 지식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퀀텀리프를 수행해야 할 이유는 뻔하다. 부의 세계에서는 ‘평균의 종말’이, 권력의 세계에선 ‘책임의 종말’이, 지식의 세계에선 ‘정답의 종말’이 코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퀀텀리프 없이 성장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에는 꾸준하고 끈기 있는 ‘자신의 노력’이 아닌 ‘남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해답이 있다고 강조한다.

부를 예로 들면, 하수는 자기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번다. 중수의 부자는 하수를 비웃으며 남이 자기의 돈을 벌어준다고 알려준다. 고수는 중수와 하수를 비웃지 않으며 ‘돈이 돈을 번다’고 믿고 변덕스러운 사람보다 돈을 믿는다.

권력자도 마찬가지다. 하수는 권력 없는 책임, 중수는 책임 있는 권력, 고수는 책임 없는 권력을 행사한다. 하수는 과거에 존재했던 희미한 권력의 추억을 안고 책임만 짊어지고 살아가고, 고수는 권력을 휘두르되 상응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남의 몫으로 남겨둔다. 책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권력자만이 진정한 고수의 훈장을 다는 셈이다.

지식에 있어서도 하수는 열심히 배우는 사람이다. 중수는 학습한다. 배우고 익히며 공부하고 경험하는 사람이다. 고수는 배우지 않고도 익힐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배우고 익히는 시간과 노력은 한정돼 있기에 그런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의 고수는 공부하지 않고 통찰한다. 관찰한 세상과 성찰한 자신을 이어보는 것, 저자가 깨달은 통찰의 의미다.

저자는 “부의 도약을 위해서는 남의 시간을, 권력의 도약을 위해서는 남의 의지를, 지식의 도약을 위해서는 남의 경험을 활용해야 불연속적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며 “과거의 관성과 타협하려는 습관을 버리고 번지점프 할 때 다른 생각하지 않고 점프하듯 그렇게 ‘도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신의 퀀텀리프=임춘성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240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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