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증시 하락장에서 20세 주식 초보에게 배운 교훈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8.11.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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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42>증시 하락장 대처법…'역발상 투자'와 '장기 투자'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10월 증시 하락장에서 20세 주식 초보에게 배운 교훈


10월은 국내 주식투자자들에게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10월에만 13.4% 추락했고, 코스닥지수는 이 보다 하락폭(21.1%)이 더 컸습니다. 10월 11일은 코스피지수가 98.94포인트, 4.4% 폭락해 ‘검은 목요일’로 암울했고, 10월 30일엔 코스피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져 공포와 절망감 속에 우울했습니다.

그런데 10월 증시 하락은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악몽이지만 신규 투자자들에겐 반대로 일생일대의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20%만 싸게 주식을 살 수 있으면, 매우 좋은 투자다."

현 시대 최고의 주식투자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2016년 미국의 한 증권방송에 나와 주가가 펀더멘탈을 반영한 내재가치보다 20%이상 떨어지면 좋은 매수 타이밍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거래소엔 20% 넘게 급락한 우량 종목들이 수두룩하고 코스닥은 전체 지수가 20% 넘게 하락했으니 버핏의 투자 조언에 따르면 10월은 좋은 매수 기회를 가져다 준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버핏은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라”라고도 말했습니다. 10월엔 개인들뿐만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들도 공포에 휩싸여 투매에 나섰으니 버핏의 말대로 이제는 욕심을 부려도 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최근 주식 매수에 나선 두 명의 투자자를 만났습니다. 한 사람은 20년 넘게 주식 투자를 해온 50세 A씨이고, 또 다른 사람은 20세 주식 초보 B씨입니다.


주식 경험이 많은 A씨는 10월에 증시가 급락하자 경험적으로 좋은 매수 기회가 온 것이라고 직감했습니다. 그는 “주식투자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10월 증시 하락에도 전혀 쫄지 않았다”고 태연히 말했습니다.

그래서 A씨는 한 번에 자기자본의 30%를 낙폭이 과다한 종목 2~3개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주가가 5% 이상 반등하면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그 후 종목을 바꿔 가며 이런 투자를 반복해 100% 성공을 거뒀습니다. A씨는 이렇게 해서 지난 보름 동안 약 10%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자랑했습니다.

남들이 모두 10월 증시 하락장에서 큰 손실을 입고 두려워 어리둥절해 있을 때 A씨는 오랜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역발상'(contrarian) 투자에 나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20세 B씨는 주식 초보임에도 10월 증시 하락장에서 아주 선방을 한 케이스입니다. B씨는 이미 9월 중순에 주식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처분해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했느냐고 질문하자 B씨는 “국내외 증권 기사를 하루도 빼지 않고 꼼꼼히 읽은 덕분”이라고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B씨는 10월에 증시가 급락해도 전혀 공포에 휩싸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10월 하락장은 B씨가 주식 투자에 나서고 처음 보는 베어마켓(bear market)이었는데도 말입니다.

B씨는 배당수익률이 높으면서 성장성이 높은 2개 종목을 지켜보다 매수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던 가격까지 떨어지자 9월에 주식을 처분하고 보유하고 있던 현금으로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B씨는 이들 종목을 1년 이상 장기 보유해 20%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식 고수 A씨와 주식 초보 B씨는 10월 하락장에서 남들처럼 두려움에 휩싸이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대처하는 방식은 서로 달랐습니다. A씨는 오랜 주식 경험을 바탕으로 역발상의 적극적인 매매로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뒀고, 반면 B씨는 주식 초보이지만 증권 기사를 통해 배운 지식과 지혜를 활용해 마치 버핏처럼 투자를 했습니다. 둘 다 현명한 투자자들이지만 필자의 눈에는 20세 주식 초보가 더 뛰어나 보였습니다.

증시 하락장일수록 버핏처럼 투자하는 게 필요합니다. 투자자들이 모두 공포에 휩싸여 비관적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버핏의 투자 철학을 되새기기 위해 책장에서 '다시 워런 버핏처럼 투자하라'(The Warren Buffett Way) 책을 꺼내 다시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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