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에너지기술 총집결…전력산업축제 '빅스포'를 가다

머니투데이 광주=권혜민 기자, 유영호 기자 2018.11.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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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합 에너지 박람회 '빅스포' 10월31일 광주에서 개막…관람객 7만명 방문·2000억 경제효과 기대

지난달 31일 한국전력이 주관한 글로벌 종합 에너지 박람회,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빅스포)'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전시장 모습./사진제공=한국전력지난달 31일 한국전력이 주관한 글로벌 종합 에너지 박람회,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빅스포)'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전시장 모습./사진제공=한국전력


한 여성이 VR(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제 자리에서 몇발짝 걷자 모니터에 1887년 경복궁 건천궁이 묘사된 가상현실이 구현됐다. 가로등 옆으로 다가가 버튼을 누르자 전구에 밝게 불이 켜졌다. 우리나라 최초로 전기불이 켜지던 순간을 생생하게 체험한 여성의 입에선 '우와'하는 환호성이 나왔다.

다른 한 켠에서는 VR 고글을 쓰고 컨트롤러를 손에 쥔 남성이 가상현실 속에서 사다리차를 타고 전신주 꼭대기에 올라갔다. 그는 화면 상의 지시에 따라 주상 변압기를 설치하는 절차를 차례로 배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달 31일 한국전력 (20,150원 ▼250 -1.23%)이 주관한 글로벌 종합 에너지 박람회,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빅스포)'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행사장은 전세계 전력기술 업체들과 관계자들, 방문객들로 가득찼다.

4회째를 맞이한 올해 빅스포의 주제는 '에너지전환과 디지털변환'이다. 지멘스(SIEMENS), 제네럴일렉트릭(GE), 삼성전자, SKT 등 국내외 총 282개 기업이 '신기술전시회'에 참여해 미래 전력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선보였다.



사물인터넷(IoT), 에너지 플랫폼, 빅 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등 디지털 변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에너지 기술들이 전시됐다. 친환경 중심의 에너지 전환 기술도 주요 테마였다.
지난달 31일 한국전력이 주관한 글로벌 종합 에너지 박람회,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빅스포)'에 마련된 신기술체험관에서 한 관람객이 VR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권혜민 기자지난달 31일 한국전력이 주관한 글로벌 종합 에너지 박람회,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빅스포)'에 마련된 신기술체험관에서 한 관람객이 VR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권혜민 기자
신기술전시회에서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신기술체험관이었다. VR·AI 챗봇 등을 통해 전기를 생성하고 가정에서 사용하기까지의 과정을 가상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국내외 160여개 우수 발명품을 초청한 '국제발명특허대전'에선 신재생에너지, 블록체인 등 테마별 전시가 이뤄졌다. 목포대 학생 팀이 만든 '풍력을 이용한 전기·물 발생장치'부터 한전 경기북부지역본부의 '전기자판기', 미국·대만·캐나다 등 20개국을 포함 국내외에서 실용화 단계에 있는 발명품까지 다채로운 아이디어들이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행사장 곳곳에선 전 세계 에너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는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개막 당일 열린 '스마트시티 리더스 서밋'에서는 국내외 16개 도시의 시장과 부사장, 기업, 정부 관계자 등 1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글로벌 스마트시티 교차 시험장 구축'을 주제로 각 도시의 스마트시티 현황과 성공 사례를 구성했다.


이를 포함해 행사 기간 총 48개 세션에서 미래 전력산업의 향방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진다. 특히 1일 열린 '에너지 리더스 서밋'에선 해외 45개국 100여명의 전력에너지 분야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경영자(CTO) 등이 참석해 '전력산업에서 디지털 변환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토론했다. 세계은행에서 주최하는 '월드뱅크 에너지포럼'에선 회원국들의 에너지전환 추진 현황을 공유했다.
지난달 31일 한국전력이 주관한 글로벌 종합 에너지 박람회,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빅스포)'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전시장 모습./사진제공=한국전력지난달 31일 한국전력이 주관한 글로벌 종합 에너지 박람회,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빅스포)'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전시장 모습./사진제공=한국전력
개막식 이후엔 데이비드 로저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디지털변환과 미래 에너지 산업'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섰다. 로저스 교수는 "디지털 변환 시대에 적응하는 비즈니스가 되기 위해선 사고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며 "고객과 경쟁사에 대한 새로운 사고와 데이터 관리, 혁신 관리, 추구할 가치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래엔 소비자나 기업이 자기가 사용할 목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다시 에너지그리드를 통해 판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한전과 같은 기존 플레이어도 데이터와 에너지, 배터리 기술을 활용한 장기적으로 전략적인 투자가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장 한 켠에 마련된 에너지밸리 일자리박람회는 취업준비생들로 붐볐다. 40여개 기업이 100명 채용을 목표로 진행하는 현장채용관에서 취준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면접에 임했다. 무료 이력서사진 촬영과 이미지컨설팅, 서류클리닉 등 실질적인 도움도 제공됐다.

이번 빅스포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외에 사업적인 기능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행사장 곳곳에서 국내 기업의 부스를 찾은 해외 바이어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기술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번 행사는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동반성장박람회를 열어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가 실질적 사업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했다.

한전 관계자는 "개막 첫날인 지난달 31일 3만408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고, 48건 5억1900만달러의 수출 상담과 5건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구체적인 사업기회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사흘간 총 7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20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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