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에 밀리는 지역 소주, 브랜드 리뉴얼·공장 증설 '고군분투'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18.10.3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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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 소주, 점유율 80~90%에서 참이슬·처음처럼 지역 공세로 점유율 50~60%로 하락

/사진제공=하이트진로/사진제공=하이트진로


지역 터줏대감으로 통했던 지역 소주가 전국구 소주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브랜드 리뉴얼·공장 증설 등을 통해 해법 찾기에 나섰다.

31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소주시장 상위업체들이 생산능력 확대와 타지역 진출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면서 지역 소주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염재화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지역 시장으로 침투를 확대하고 있어 점차 전국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자본력을 갖춘 상위업체를 중심으로 시장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각 지역 소주 브랜드들은 이전 80~90%였던 지역 점유율이 50~60%로 떨어지는 등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현재 소주 시장은 하이트진로 참이슬이 1위를 견지하는 가운데 롯데주류 처음처럼, 무학 좋은데이, 보해양조 잎새주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최대 시장인 수도권에서 1,2위를 유지하면서 최근 지방 시장을 공략한 신제품 출시와 영업 강화로 지역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2015년 충북 청주에 신규 공장을 신설하면서 생산능력을 50% 확대했다. 하이트진로는 영남권 공략과 설비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 마산공장 생맥주 라인을 이전, 소주라인을 신설하고 6월부터 참이슬을 생산하고 있다. 또 기존 영업조직과 별개로 부산, 광주 등에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영업 마케팅을 진행한다.


반면 수도권 진출을 시도했던 일부 지방 소주 업체는 수도권에서 사업 기반 확보가 더딘 상황에서 텃밭인 지역 판매량마저 감소해 실적 부진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무학 매출액은 1014억원, 보해양조는 377억원으로 모두 전년동기대비 25% 이상 줄었다. 각사 모두 영업이익은 무학 26억원, 보해양조 8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여러 주종을 함께 팔고 대형 유통망을 확보한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이 지역으로 파고들고 있어 지역 주류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반대로 지역 소주 회사들이 수도권 등 외부로 나가려 해도 도매상 확보, 물류비 등 제약조건 때문에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맥키스컴퍼니/사진제공=맥키스컴퍼니
지역 소주 회사들은 브랜드 리뉴얼을 하거나 공장 증설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충청권 주류 대표기업인 맥키스컴퍼니는 11월부터 기존 오투린 브랜드를 출시 10년 만에 '이젠 우린'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산소가 3배 많은 산소 소주 특허기술을 그대로 이어받고 도수는 17.8도에서 17.2도로 낮췄다. 50%로 정체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브랜드명을 아예 바꾼 것이다.

무학은 지역 소주로서 이미지뿐 아니라 생산량 확대로 참이슬, 처음처럼과 맞대결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무학은 수도권 공략을 위해 충북 충주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내 충주공장을 설립 중인데 내년 완공 예정이다.

제주 대표 주류 기업인 한라산소주도 최근 신공장을 준공, 기존 하루 15만병 생산량을 25만병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는 수도권 판매량뿐 아니라 해외 진출 물량까지 소화하겠다는 목표다.

보해양조 역시 해외 진출을 돌파구로 삼는다. 현재 일본, 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그룹의 플랫폼 T-mall(티몰) 등에 한국 주류회사 최초로 입점해 잎새주, 복분자주, 매취순 등을 선보였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중국 진출을 통해 제품 인지도나 판매량 모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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