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를 안정시켜라" 자사주 사고 배당쏘는 기업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진경진 기자 2018.10.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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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주가 방어 나서는 상장사들...급락한 넷마블, 자사주 매입에 16% 껑충

"주가를 안정시켜라" 자사주 사고 배당쏘는 기업들


코스피가 이달 들어서만 13%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은 21% 떨어지는 등 지수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상장사들이 주가 방어에 나섰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하며 주주 원성이 높아지자 전방위적인 주가 안정대책이 쏟아지면서 코스피 지수도 2000을 회복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28개사가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넷마블 (62,100원 ▼1,000 -1.58%)은 이날 2000억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에 나섰다. 넷마블 주가는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20.2% 급락했다. 특히 26일과 30일 이틀간 7.83%, 8.2% 폭락하면서 시가총액이 급감, 게임주 시총 1위 자리를 엔씨소프트에 내줬다. 자사주 매입 소식이 발표된 후 넷마블은 전일 대비 16.01% 급등한 1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카드 (37,850원 ▼600 -1.56%)도 지난 26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472억5000만원을 들여 자사주 140만주(1.29%) 취득을 시작했다. 지난 5월 2일부터 6월 28일까지 자사주 150만주를 취득한 데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자사주 취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급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현시점에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견지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스닥 기업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토비스 (16,980원 ▲500 +3.03%)는 김용범 대표이사가 이날 자사주 7만5000주를 장내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토비스는 "최근 국내 증시 하락으로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책임경영 실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휴젤 (191,100원 ▼2,000 -1.04%)도 지난 26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3개월에 걸쳐 301억6000만원을 들여 자사주 10만주(2.31%) 취득에 나섰다.

이밖에 한국유리공업(171.7억원), 신영증권 (62,600원 ▼1,100 -1.73%)(106.4억원), NHN엔터테인먼트 (24,700원 ▼550 -2.18%)(104.7억원) 등이 100억원 이상 자사주를 취득을 결정했다.

장봉영 키움투자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이익과 주주 환원 정책이라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긍정적인 수급을 만들어 낸다"며 "특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기업 내 현금을 쌓아두기보다 이를 주주에 환원한다는 의미에서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연기금이 2034억원을 순매수하며 18.64포인트(0.93%) 오른 2014.69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금융당국이 최근 증시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5000억원 이상 자금을 투입할 방침을 밝히면서 연기금도 이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주가가 워낙 저렴한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니까 기관이 시기를 맞춰 공동으로 매수하는 전략인 것 같다"며 "이런 때 매수를 하면 기관도 수익이 날 뿐만 아니라 수급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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