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금융위기 오면 최후의 지지선은 1800"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10.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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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반도체株에 드리운 먹구름…코스피 2100선-코스닥 700선 나란히 붕괴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52포인트(0.40%) 내린 2097.58, 코스닥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9.70포인트(2.74%) 내린 699.30에 장을 마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52포인트(0.40%) 내린 2097.58, 코스닥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9.70포인트(2.74%) 내린 699.30에 장을 마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글로벌 신용위기가 도래할 경우 코스피 최후의 바닥은 1800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 증시는 매도 클라이맥스(절정)를 통과하고 있으며 코스피 지수는 거의 바닥에 근접했다. "



최명환 CLSA코리아 리서치본부장은 24일 "한국 증시는 역사적으로 단기 급락 이후 PBR(주가순자산비율) 0.9배 수준에서 지지선을 형성했다"며 "대략 2100선 전후에서 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8.52포인트(0.4%) 내린 2097.58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3290억원을 순매도하며 종가 기준으로 약 19개월 만에 2100선을 내주며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19.7포인트(2.74%) 내린 699.3 마감, 11개월 만에 7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80,800원 0.00%)SK하이닉스 (178,200원 0.00%)가 각각 1.16%, 3.47% 하락했고 셀트리온 (184,100원 ▲300 +0.16%)삼성바이오로직스 (833,000원 0.00%)도 8.52%, 3.59% 급락했다. 코스닥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99% 내리는 등 IT와 바이오주가 동반 급락했다.

◇2100선 뚫린 코스피, 추가 하락 가능성은=CLSA는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금융위기가 도래할 경우 코스피가 18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코스피 1800포인트는 PBR 0.75배 수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가 1000포인트를 밑돌 때의 가치에 해당된다.

하지만 CLSA는 글로벌 신용경색이라는 극단적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코스피는 이미 바닥권이라고 진단했다. 최 본부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PBR 0.9배는 지난 15년 동안 코스피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바닥에 해당되는 주가였다"며 "지금 코스피는 바닥에 거의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코스피, 금융위기 오면 최후의 지지선은 1800"
내년 한국 경기 전망은 어둡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날 시장 급락의 방아쇠를 당긴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낙폭이 과하다"고 평했다. 현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가치는 PER(주가수익비율) 3배까지 하락했다. 이는 이들 업체의 2019년 이익이 반토막 나는 것을 가정한 주가인데 지나치게 내렸다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 늘었는데 주가는 역주행했다"며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의 실적 하락과 제반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이제 긴 안목에서 반도체 업종의 저평가 매력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불확실성 계속된다…하락 vs 조정 논란 지속=이날 하락으로 코스피는 지난 1월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2598.19, 종가기준) 대비 19.3% 하락했다. 미국 증권가인 월스트리트에서는 통상 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20% 내리면 베어마켓(하락장)에 본격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월가에선 고점대비 20% 조정이면 대세 하락장에 진입했다고 판단하지만 미국 증시에서 20% 하락은 역대 4번밖에 없었다"며 "반면 한국 증시에서는 1976년 이후 12번이나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엄청난 급락이라고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미국 금리인상 등 통제 불가능한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코스피를 억누르는 건 결국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도 업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자체로 주가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통제 불가능한 변수와 불확실성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 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반도체 업종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고 PER 3배에 불과한 반도체 주가는 이미 바닥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 1분기 이후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향방이 반도체 기업과 코스피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 업황이 과거와 같은 악순환으로 끝날지 수요 회복과 공급 부족으로 견조한 업황이 계속될지가 관건인 것이다.

정 센터장은 "지금 한국 주식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재를 모두 반영한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하지만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의 추가적인 심화나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세계경기 발작까지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민감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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