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5.61포인트(2.57%) 내린 2106.10, 코스닥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5.15포인트(3.38%) 내린 719.00,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0원 오른 1137.60원에 장을 마친 23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테마섹의 셀트리온 블록딜, 韓 증시에 '태풍'=전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보유 중이던 셀트리온 지분 중 339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처분키로 결정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2.7%에 해당되는 규모로 전일 종가 대비 8% 할인된 가격에 지분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테마섹의 셀트리온 지분 매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셀트리온 주가가 약세를 보여 테마섹이 당분간 지분을 처분하지 않을 거란 관측도 있지만 10년 넘게 셀트리온에 투자한 테마섹 입장에서는 현 주가 수준은 충분히 차익실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임종성 CIMB증권 상무는 "외국인 투자자의 뚜렷한 자금 회수 흐름이 시장 전반에는 좋지 않은 신호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이유로 테마섹의 셀트리온 지분 처분은 환율과 실적이 모두 불안한 상황에서 급락의 방아쇠가 됐다"고 해석했다.
향후 테마섹이 지분을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도 물량 압박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3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 블록딜 여파에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7.23% 급락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특별하게 큰 악재가 없는데도 지수가 밀리는 전형적인 약세장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펀더멘탈(실적) 측면에서도 3분기 실적 하향이 계속되고, 미중 무역분쟁도 장기화되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외국인이 4213억원을 순매도하는 가운데 기관도 2430억원을 순매도했다. 통상 급락장에서 증시 안전판으로 순매수에 나서는 연기금과 국가지자체도 이날은 각각 1626억원, 9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수급적으로 지수를 적극적으로 방어할 주체가 없었다.
수급이 무너지면서 투심은 붕괴됐고 연일 하락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수를 방어할 만한 주도업종도 없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의약품 업종이 6.49% 내리고 전기전자(IT)가 1.67% 내리는 등 한국의 대표업종지수가 모두 하락하는 흐름이 연출됐다.
장봉영 키움투자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펀더멘탈이 문제가 아닌, 심리게임이 돼 버린 상태"라며 "언제가 바닥일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투자심리가 안정된 후에야 반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