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몽골 인접지역인 네이멍구 어얼둬쓰(오르도스)신도시 모습. /사진=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어얼둬쓰 신도시가 고층 아파트부터, 쇼핑몰, 박물관까지 모두 문을 닫아 도시의 3분의 2가 비었다고 전했다. 어얼둬쓰는 중국의 대표적인 '구이청(鬼城·유령도시)'으로 꼽힌다. 지방정부는 2020년까지 80만명의 주민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가 30만명으로 크게 줄였다. 하지만 현재 인구는 10만명 남짓.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쉬 용펀씨가 입주한 것과 같은 아파트는 사람들이 입주하지도 못한 채 황폐해졌다. 도시의 절반 가량은 미완성으로 방치된 아파트이다. 조우 지안핑 홍콩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이얼둬쓰가 경제적으로 다시 활성화되기까진 20~30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장기 성장을 고려하지 않고 도시를 조성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 정부는 도심 재개발로 선회했다. 이를통해 2020년까지 150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인데, 여기에 들이는 자금만 3조2000억위안(약 524조5400억원)에 달한다.
중국의 신도시들이 완공조차 제대로 못한 채 유령도시가 됐다면, 일본 신도시들은 30~40여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몰락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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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서쪽으로 30km정도 떨어진 다마신도시가 대표적이다. 1971년 입주를 시작한 이 도시는 당시만 해도 도쿄와 접근성이 뛰어나고 교육, 문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열악한 교통 여건과 젊은 층들의 인식 변화가 발목을 잡았다.
다마신도시에서 도쿄 중심지인 신주쿠역까지는 4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시간상으로는 얼마 안 걸리지만 거리가 멀수록 상승 폭이 배로 뛰는 비싼 교통비가 서민들에게 부담이 됐다. 게다가 1인가구가 많은 일본 젊은 층이 신도시보다는 작은 집이라도 직장과 가까운 곳에 거주하길 선호하면서 어느덧 이곳은 고령 인구만 남게 됐다. 2000년대 이후 다마신도시 상가는 26%가 문을 닫았고, 300여곳이 넘던 초등학교도 절반 넘게 폐교했다.
1979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지바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당초 34만명 입주를 목표로 했는데 현재 8만여명만 거주 중이다. 주택 수요를 잘못 예측한 채 공급을 남발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