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ICO 규제로 국부 유출·고용 효과 저해"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8.10.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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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 1세미나실에서 ‘블록체인 산업의 고용 파급 효과 분석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 사진=김지영기자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 1세미나실에서 ‘블록체인 산업의 고용 파급 효과 분석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 사진=김지영기자


정부가 국내 ICO(가상화폐공개)를 규제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ICO 비용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용 창출 효과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 1세미나실에서 ‘블록체인 산업의 고용 파급 효과 분석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ICO 모금액 중 93%가 해외에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ICO를 했으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 많다”며 “법률 및 규제 비용이 국가에 따라 5~15%, 모금액의 환전 수수료가 5~10%까지 발생하고 있어 ICO 관련 국부유출이 높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ICO를 국내에서 합법화하고 규제를 명확히 할 경우 모금액 93%의 10~25%까지 비용을 줄이고 추가 고용 창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17년 12월과 2018년 1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로 인해 통화별 일일 비트코인 거래량이 규제 전보다 50%가량 극감했다”며 “만약 규제가 없다면 거래가 더욱 활성화 되고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고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블록체인 산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시장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블록체인 기술 분야의 직접 고용은 4000여건 수준이다. 2018년 9월 기준 세계 2400여개의 ICO 관련 일자리에 고용된 인원 566명과 국내 채용사이트를 통해 유추한 블록체인 인력현황은 3532건으로 추정된다.

암호화폐의 시장의 경우 2200여명의 직간접 고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고용 실태 조사 결과 1100명, 산업연관표를 통한 간접 고용이 1100명이다. 2017년 6월과 비교해 23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ICO와 블록체인, 암호화폐 규제를 풀고 자유화 하면 고용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미래 고용효과를 보면 가장 보수적인 경우 5만 명, 가장 낙관적인 경우 17만명에 이른다”며 “이는 일자리 위원회에서 발표한 2022년 목표치인 9만 2000개와 비교했을 때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블록체인 기업인(ICO, 거래소, 투자, 기업)들이 발제자로 나서 ICO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기업 관계자들은 실명 가상계좌 발급제한, 해외 송금 제한, 가상통화 거래소 벤처기업 대상 제외 등을 장벽으로 꼽았다.

고우균 메디블록 공동대표 “은행에서 계좌 개설을 할 때는 물론 해외 송금 시에도 정책적으로 송금을 취급하면 안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대며 제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병원과 연구 체결을 앞두고 ICO 금지 발표가 나와 최종 계약을 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정부가 관련 산업 육성의지가 있다면 긍정적인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해 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블로체인협회가 진행 중인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회, 블록체인 – ABC Korea’의 두 번째 토론회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과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 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재단법인 여시재, 한국블록체인협회, 한국블록체인 산업진흥협회, 오픈블록체인산업협회가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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