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이자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우주 로켓 '뉴 셔퍼드' 시험 발사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제프 베조스가 만든 민간 우주 개발사다. /사진제공=블루오리진.
달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정착촌을 만들겠다는 베이조스의 야심도 소설 내용처럼 황당하다. 베이조스는 ‘달 기지 건설’을 위해 매년 아마존 주식 10억 달러 어치를 팔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그를 스페이스X 설립자 일런 머스크와 함께 ‘과대망상 취미를 가진 억만장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들의 경쟁은 국가 전유물이었던 우주개발 산업의 대중화를 예고한다. 우주 발사 비용이 대폭 줄어들고 있어서다.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을 필두로 우주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소형위성서비스부터 발사대행,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위성영상분석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스타트업들이 생기고 있다. 민간 우주여행 상품들도 내년부터 줄줄이 출시된다. 이른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25일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를 앞두고 있다. 누리호는 독자기술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발사체다. 시험발사는 2013년 ‘나로호’ 이후 5년 만이다. 오는 2021년 우리 발사체로 1.5톤급 실용위성을 우주궤도에 쏘아 올리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향후 미래를 대비한 우주 기술력 확보는 분명 필요한 정책과제다. 하지만 지금 막 열리고 있는 우주 신산업에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들이 조기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태계 전략이 보다 시의적절하다. 선진국 대비 제한된 예산과 자원을 놓고 봤을 때 말이다. 일본도 정부 지원 속에 우주 신사업에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약 1000억엔(1조원)을 우주 벤처기업 지원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소프트웨어(SW) 실력이면 위성영상정보서비스 등 경쟁해볼 만한 분야도 많고,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우주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독자기술도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는 우리 식의 우주정책이 나와 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