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중 무역 협상 재개, 미국에 달렸다"…여론전 강화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8.09.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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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 발간 이어 정부 부처 합동 기자회견 "칼 겨누고 있는 상황서 협상할 수 없어"…"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해야 하나" 하소연도

바이두 사진 캡처.바이두 사진 캡처.


중국이 전날 미중 무역 전쟁과 관련한 '백서'를 발간한 데 이어 25일 정부 부처 합동 기자회견을 여는 등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대화를 통한 해결을 원하지만 미국의 무자비한 관세 공격 상황에서는 협상에 나서기 힘들다는 메시지다.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정부 부처 합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협상과 담판으로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담판과 협상에 효과가 있으려면 반드시 상대방을 평등하게 대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언제 중미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될지는 온전히 미국 측 의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왕 부부장은 "미국이 대규모 무역 제한 조치를 한 것은 칼을 들고 다른 이의 목에 댄 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담판이 진행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외신들은 오는 27∼28일 워싱턴에서 재개될 예정이던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의 고위급 협상이 미국 정부의 20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강행으로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왕 부부장은 중국과 미국이 올해 4차례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하면서 공동성명 도출의 성과를 낸 적도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뒤집고 관세 부과를 강행하는 등 미국이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격차를 강조하고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발표자로 함께 나선 푸쯔잉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부부장은 "경제 글로벌화 추세에는 변함이 있을 수 없고, 미중 경제무역 협력 추세는 불가역적인 것"이라며 "쌍방 간 무역이 평등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미국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산업 사슬에서 미국은 높은 곳에, 중국은 중간이나 밑 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하고, "중국 기업은 가공 등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더 많이 하고 미국 기업은 설계, 부품 공급, 판매 등을 통해 거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행동이라는 평가가 있다'는 CNN 기자의 지적에 즉답을 피한 채 "국제사회 일부 인사들이 중국을 오해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일부 사람들이 중국 경제를 총량으로만 보려고 하고, 1인당 총량으로 보려 하지 않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푸 부부장은 또 "중국에 아직 수천만 명의 빈곤 인구가 있다"고 강조하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고, 부유한 사람은 계속 부유하란 말이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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