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쓰레기 행성"…초등학생이 붙인 손편지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8.09.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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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민들에 "쓰레기 줄이자" 제안, 포스트잇 등 통해 "반성했다", "훈훈하다" 반응 이어져

서울 강남 소재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인 손편지. 쓰레기를 줄이자는 바람이 담겨 있다./사진=권영범씨 제공서울 강남 소재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인 손편지. 쓰레기를 줄이자는 바람이 담겨 있다./사진=권영범씨 제공


한 초등학생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 쓰레기를 줄이자는 손편지를 직접 써붙여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스스로 쓰레기를 먼저 버리지 않겠다며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에 이 단지 주민들도 손수 응원 글을 작성해 붙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거주민 권영범씨는 25일 머니투데이에 자신이 사는 단지 내에서 최근 한 초등학생이 벌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 캠페인에 대해 제보했다.

이에 따르면 강남구 소재 A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지난 19일쯤 아파트 엘리베이터 벽면에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의 손편지 2장을 잇따라 붙였다.



이 학생은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지구는 쓰레기 행성이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1년에 종이만 9548톤(t)을 버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히며 "이는 코끼리 1600마리 무게와 맞먹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학생은 동 주민들에게 '3R'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쓰레기를 줄이고(Reduce), 다시 사용하고(Reuse), 재활용 하자(Recycle)는 뜻이다. 이 학생은 "저도 앞으로 쓰레기를 안 만들려 하고 다시 사용하고 재활용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 소재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인 손편지. 쓰레기를 줄이자는 바람이 담겨 있다./사진=권영범씨 제공서울 강남 소재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인 손편지. 쓰레기를 줄이자는 바람이 담겨 있다./사진=권영범씨 제공
손편지를 붙인 종이에 대해선 "9월28일에 직접 떼겠다"며 "그 전에는 찢거나 떼지 말아달라"고 똑부러지게 요청하기도 했다.


또 다른 손편지에선 "우리나라 국민들은 하루에 5만톤 정도 쓰레기를 버리는데, 바다에도 가고 땅에 묻혀 500년 동안 안 썪는다"며 재차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손편지에는 본인이 직접 싸인펜과 색연필 등으로 지구가 웃는 그림, 외계인이 지구의 쓰레기를 보고 놀라는 그림 등을 그려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도 펜과 포스트잇 등을 통해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민들은 "아직 희망이 있군요, 멋집니다", "어린 학생이 어른들을 반성케 하네요", "부모님이 훌륭히 키우셨네요",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잠시나마 웃고 가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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