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니콘 첫번 풀프레임 미러리스 Z7 써보니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18.09.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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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대구경 Z 마운트 적용…F0.95 렌즈 기대↑
위상차 + 콘트라스트 검출로 빠르고 부드러운 AF

니콘 Z7의 전면과 후면니콘 Z7의 전면과 후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때아닌 활기를 띠고 있다. 소니가 독주해왔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전통 DSLR(디지털렌즈교환식) 카메라 강자 캐논과 니콘이 뛰어들었기 때문. 첫번째 타자가 니콘의 Z7이다.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Z7은 니콘에게 의미 있는 제품이다. 지난 2011년 출시했던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1'이 저조한 판매량으로 단종된 이후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된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D850과 함께 니콘을 이끌 제품군으로 꼽히는 것도 그 이유다.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Z7을 미리 사용해봤다.



◇대구경의 새로운 Z 마운트 적용=Z7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완전히 새로워진 마운트다. Z7은 내부 지름 55㎜의 대구경 Z 마운트를 탑재했다. 이는 기존 니콘 SLR(일안반사식) 카메라 시스템 내부 지름이 47㎜로 렌즈 설계가 까다로웠던 부분을 해결한 것이다.

단순히 F 렌즈와 Z 렌즈 마운트 부분을 눈으로 봐도 크기 차이가 확연하다. 구경이 커지면 조리갯값이 큰 렌즈를 만들기 쉬워진다. 앞으로 출시될 Z 시리즈 렌즈가 기대되는 이유다.



렌즈 마운트와 촬상면의 거리를 지칭하는 플렌지백은 16mm로 아주 짧아져 본체 두께를 확 줄였다. 여기에 무게도 가벼워져 오른쪽 그립을 잡아 카메라를 쥘 때 한결 편했졌다.

Z 마운트 렌즈(왼쪽)와 F 마운트 레즈 크기 비교Z 마운트 렌즈(왼쪽)와 F 마운트 레즈 크기 비교
니콘 카메라 사용자라면 조작 방법은 어렵지 않다. 큰 조작 버튼의 위치나 기능은 그대로 유지했고, 일부 버튼만 오른쪽으로 자릴 옮겼다. LCD(액정표시장치) 내의 메뉴는 거의 같다. 기기에서 'i' 버튼을 누르면 빠르게 촬영에 필요한 필수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 편리했다.

마이크로 USB 단자는 USB C형으로 변경됐다. 최근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한다면, 해당 전화기의 충전기로 쉽게 Z7을 충전할 수 있다. 다만 기기 내 충전은 Z7과 함께 출시된 EN-EL15b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


◇4575만 화소, 빠르고 부드러운…하이브리드 AF=Z7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는 D850과 같은듯하지만, 위상차 검출 시스템이 내장된 보다 향상된 센서가 탑재됐다. Z7은 493개의 위상차 AF(자동초점) 포인트가 화면 영역의 90%를 차지한다. 이는 콘트라스트 AF와 함께 동작한다.

493개의 AF포인트를 보여주는 이미지 /사진=니콘 홈페이지493개의 AF포인트를 보여주는 이미지 /사진=니콘 홈페이지
위상차 AF는 빠른 속도를, 콘트라스트 AF는 정확도를 높여준다. Z7은 이 두 개가 합쳐진 하이브리드 AF를 제공한다. 따라서 초점 잡는 속도가 사진과 동영상에서 매우 빠르다. 셔터를 살짝 누르는 순간 바로 초점을 잡아준다.

눈에 띄는 기능은 '핀 포인트'다. 이는 초점 영역이 매우 작아지는 기능으로 작은 사물이나 피사체의 특정 부위를 초점 잡을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피사체 추적 기능은 적당한 수준이며, 눈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기능은 적용되지 않았다.

동영상 촬영 AF는 꽤 인상적이다. 녹화 중에는 AF가 매우 부드럽게 동작한다. 영상에서 빠른 AF는 다소 어색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데, Z7에서는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가게끔 했다.

Z7은 4575만 화소에 ISO 상용감도는 최대 2만5600까지 실현했다. 촬영 후 결과물을 확인해보니 감도는 6400정도까지는 노이즈가 눈에 띄지 않고, 이후부터 1만2800까지는 적당한 수준의 노이즈 억제능력을 보여준다.

ISO 감도 비교. 왼쪽부터 8000, 1280, 25600 이다.ISO 감도 비교. 왼쪽부터 8000, 1280, 25600 이다.
◇FTZ?…어디에 쓰는 물건?=니콘이 소니와 차별점으로 내세운 부분은 다양한 렌즈군이다. 그런데 Z 시리즈 렌즈는 현재 4종뿐이라, 니콘의 다양한 렌즈는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FTZ'를 사용하면 360여 종의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FTZ는 기존 SLR의 카메라 렌즈를 Z 마운트에 쓸 수 있게 해주는 어댑터다. 본체의 손떨림보정 기능까지 지원한다. 다만 일부 구형 렌즈에서는 자동 초점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대신 초점 링을 돌렸을 때 초점이 맞는 위치를 알려주는 초점 에이드 기능은 작동한다. 다음에 전동 모터가 탑재된 어댑터가 출시되며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어댑터를 활용해 AF와 AF-S 렌즈를 사용해보니, 렌즈 성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AF 속도는 미세한 차이로 느렸고, 동영상에선 부드러운 AF가 지원되지 않았다.

Z7에 FTZ를 이용해 AF 50mm F1.8 렌즈와 AF-S 24-70mm F2.8렌즈를 연결한 모습Z7에 FTZ를 이용해 AF 50mm F1.8 렌즈와 AF-S 24-70mm F2.8렌즈를 연결한 모습

◇생각보다 넉넉한 배터리 용량…메모리 슬롯은 아쉬움=Z7에서 제일 걱정스러운 부분은 배터리였다. 니콘이 공개한 배터리 사용시간은 CIPA(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 측정 기준으로 330매다. 배터리 하나로 종일 촬영하기엔 다소 부족한 양이다. 그런데 실제 사용해보니 이 사용 시간은 CIPA의 까다로운 측정 방법으로 나온 수치에 불과했다.

완전 충전 후 공식 사양에 공개된 330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촬영은 뷰파인더와 LCD를 반반 정도 나눠 사용했으며, 이용 중 전원을 켜고 끄기를 반복했다. 모든 사진은 연사가 아닌 싱글 프레임으로 촬영했다.

사진 촬영 후 배터리를 확인해보니 5칸 중 1칸이 소모됐다. 이후 40~60초 분량의 동영상 4편과 80장의 사진을 추가로 촬영했지만, 남은 배터리는 양에는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실제 사용 시에는 한 번 충전으로 약 1000장 정도는 촬영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에 대한 걱정은 덜어도 될 거 같다.

Z7은 XQD 규격의 단일 메모리 슬롯을 제공한다. XQD는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지만, 대중적이지 않으며 가격이 비싼 단점을 가진다. 이는 기존 사용자와 새로운 사용자 모두 메모리를 새로 구매해야 하는 부담을 주는 부분이다.

버퍼가 빨라 단일 메모리 슬롯이 사용에 불편을 주진 않지만, 듀얼(2개) 슬롯을 제공하는 다른 기종을 생각하면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전문가에겐 아쉬움이 큰 부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Z7의 국내 판매가격은 369만9000원이다. 일본의 판매 가격 약 440만 원 보다 저렴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럼에도 Z7은 니콘 마니아라면 구매할 만한 매력을 충분히 지녔다는 결론이다.

니콘은 55㎜의 대구경 마운트의 이점을 살린 F0.95~1.2 수준의 밝은 Z렌즈들을 우선 선보인다. 하지만 이보다 어댑터를 통해 F 마운트 렌즈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니콘 제품 사용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F4.0, 1/25, ISO 1280F4.0, 1/25, ISO 1280
F4.0, 1/2500, ISO 800F4.0, 1/2500, ISO 800
F4.0, 1/1600, ISO 800F4.0, 1/1600, ISO 800
F4.0, 1/50, ISO 1120F4.0, 1/50, ISO 1120
F4.0, 1/8000, ISO 760F4.0, 1/8000, ISO 760
F4.0, 1/800, ISO 800F4.0, 1/800, ISO 800
F2.8, 1/80, ISO 400F2.8, 1/80, ISO 400
F4.0, 1/250, ISO 800F4.0, 1/250, ISO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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