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함께 하기 좋은 술

이지민 ize 기자 2018.09.21 09:18
글자크기
다가오는 추석 명절. 그리고 연휴 뒤로 바로 이어지는 개천절과 한글날 등의 휴일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들이 많다. 오늘은 추석 때 가족들과 함께 마시기도 좋고, 양조장으로 가서 지역 관광, 체험하며 맛보기 좋은 술과 양조장을 소개한다!
현재 전국 각지에는 34개의 ‘찾아가는 양조장’이 운영되고 있다.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은 농림부와 aT에서 매년 각 지역의 우수 양조장을 선정해 환경개선, 체험 프로그램 개발, 홍보 및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생산에서 관광, 체험까지 연계된 복합공간으로 이 양조장들을 방문하면 술 시음 및 제조, 누룩 빚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온 가족이 즐기기 좋은 곳도 있고, 지역 관광을 겸하며 가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주종 별로 네 곳의 양조장과 술을 엄선해보았다.



탁주(막걸리) / 울산 복순도가 - 복순도가손막걸리
추석에 함께 하기 좋은 술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향산리에 위치한 복순도가 양조장은 ‘발효건축’ 개념이 도입된 곳이다. 막걸리를 만드는 방식인 ‘발효’의 의미를 건축 공간으로 확장한 것으로, 모심기와 모내기 등 벼를 재배하는 과정부터 쌀 씻기, 불리기, 고두밥 짜기 등 술을 빚는 일련의 과정을 공간 곳곳에 담아 냈다. 도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오감으로 ‘발효’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복순도가 손 막걸리는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양주를 현대화 시킨 제품으로, 김정식, 박복순 부부가 국내산 쌀과 누룩을 이용해 만든다. 복순도가(福順都家)라는 브랜드명은 박복순씨의 이름에 도시도(都), 집가(家) 자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샴페인 같이 차오르는 탄산으로 ‘샴페인 막걸리’라 불리는 복순도가.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 지는 탄산으로 인해 개봉할 때 흔들지 않아도 저절로 막걸리가 고르게 섞이는 것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천연 탄산과 풍부한 과실향을 느낄 수 있으며, 입안에 상큼하게 남는 여운은 마치 스파클링 와인을 마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명절에 온 가족들이 함께 모여 건배하며 마시기 좋은 막걸리다.
복순도가(www.boksoon.com),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향산동길 48, 1577-6746

약주 / 홍천 예술주조 - 동몽
추석에 함께 하기 좋은 술
물 좋고 산 좋은 고장 강원도 홍천에는 술 잘 빚는 양조장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중에서도 감각적인 술을 계속 선보이고 있는 곳이 있다. 양조인 정회철 대표의 예술주조. 그는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서울대 81학번의 출신의 변호사로, 잘나가던 헌법학자이자 충남대 법학대학원의 교수였던 그에게 어느 날 원인불명의 병이 찾아왔다. 병명을 알지 못한 채 휴식 차 전국 양조장 기행을 다녔던 그는 전통술 제조를 결심, 홍천에 자리를 잡게 됐다. 양조장의 이름인 예술은 예로부터 내려온 술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고, 예(醴, 단술 예)와 술을 합쳐 단 술이라는 의미, 그리고 술 빚는 그 자체가 예술 작품이라는 뜻을 모두 아우른다. 그가 만든 술들의 이름도 하나같이 운치 있다. 만강에 비친 달, 홍천강 탁주, 무작 등.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술은 약주인 ‘동몽(同夢)’이다. ‘같은 꿈을 꾼다’, 즉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과 자연,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고 소통하게 하는 매체가 바로 ‘술’이라는 것. 홍천 찹쌀과 미니 단호박, 전통 누룩을 원료로 하고, 백암산 자락 지하암반수를 이용하여 빚고 옹기에서 150일 가량 발효, 숙성시킨 이양주(두번 빚은 술)다. 알코올 도수는 17%. 감칠맛과 향이 뛰어난 술로, 입안 가득히 여운이 길게 남는다. 양조장을 방문하면 양조장 견학과 함께 시음, 술 빚기, 누룩디디기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 게스트 하우스도 준비되어 있으니 강원도 여행 길에 꼭 들러보자.
예술주조(http://ye-sul.com),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동창복골길 259-9, 033-435-1120



증류주 / 예산 예산사과와인 - 추사
추석에 함께 하기 좋은 술
충청남도 예산에 위치해 있는 예산사과와인은 유럽식 농장 체험형 와이너리. 연간 약 3만 5000여 명의 관광객과 6000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농장 규모는 6만6000여㎡(2만여 평). 6천 그루의 사과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매년 60여톤의 사과가 생산된다. 이 사과로 만든 와인이 바로 ‘추사애플와인’이며, 사과 증류주가 ‘추사’다. 사과만을 발효시켜 오크통에서 3년 이상 숙성해 은은한 사과향과 오크향을 느낄 수 있다. 예산은 추사(秋史) 김정희 선생이 태어난 곳. 사과 와인을 만들고 있는 제조자 ‘정제민 대표’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삶과 정신을 담은 술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지를 이름에 담았다고 한다. 와이너리를 방문하면 이 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와인과 증류주를 모두 만나볼 수 있고, 현장에서 바로 시음해 볼 수 있다. 또한 사과를 직접 수확해보고, 사과 파이, 사과잼 만들기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레스토랑도 갖추고 있어 바비큐와 술을 함께 맛볼 수 있고, 단체 방문객들은 세미나실과 숙소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서 예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정도.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좋다. 단 사과 수확이 11월 중순이면 끝나기 때문에, 사과 따기 체험을 하려면 서두르자.
예산사과와인(www.chusawine.com), 충청남도 예산구 고덕면 대몽로 107-25, 041-337-9584

한국와인 / 대부도 그랑꼬또 와이너리 - 청수
추석에 함께 하기 좋은 술
그랑꼬또 와이너리는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의 대부도에 위치해 있어 쉽게 찾아가볼 수 있는 곳이다. 경치 좋고 먹거리가 풍부한 대부도는 가족여행, 드라이브, 갯벌체험 등을 즐기는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특히 대부해솔길 1코스는 아름다운 풍경에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코스를 따라 해안가를 따라 걷다 보면 그랑꼬또 와이너리를 만날 수 있다. 대부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랑꼬또(Grand Coteau)는 ‘큰 언덕’이란 뜻.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해 이름 지어진 ‘대부도’의 대부(大阜)에서 따왔다고 한다. 포도 과수원으로 시작해서 2001년 와이너리로 탈바꿈한 곳이다. 연간 평균 6만 병의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와인 전시장과 세미나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 아이스 와인 등이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는데, 이 곳을 대표하는 와인으로는 단연 ‘청수(靑水)’를 손꼽고 싶다. 국산포도 품종 ‘청수’로 만든 와인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품종으로 생식용으로 육성되었지만 2008년 양조용 품종으로 재탄생했다. 과일향과 꽃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으며, 자연스러운 산도, 싱그러운 맛이 경쾌하게 어우러진다. 대부도의 가을 별미로 손꼽히는 대하구이를 포함해 생선회나 게찜 등의 해산물과 함께 즐기기 좋다. 연휴에 대부도로 나들이 갈 분들은 이 조합을 놓치지 말자.
그랑꼬또 와이너리 (www.grandcoteau.co.kr), 경기 안산시 단원구 뻐꾹산길 107, 032-886-9873


글. 이지민
대동여주도(酒)’, ‘언니의 술 냉장고 가이드’ 콘텐츠 제작자이자 F&B 전문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PR5번가를 운영하며 우리 전통주를 알리고 있다. 술과 음식, 사람을 좋아하는 음주문화연구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