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껄' '모던뽀이' 사전에 담긴 시대 변화상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2018.09.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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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사전의 재발견' 9월20일~12월25일 개최

최초의 한국어 대역사전 '노한사전' /사진=국립한글박물관최초의 한국어 대역사전 '노한사전' /사진=국립한글박물관


우리 시대와 문화에 대한 정의가 담긴 사전의 참된 가치를 조망하는 특별전이 개막했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훈민정음 반포 572돌을 맞은 올해 한글날을 기념해 우리말 사전의 발자취를 소개하는 기획특별전 '사전의 재발견'을 오는 12월25일까지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전시장은 사전의 역사적 의의를 다루는 '1부 우리말 사전의 탄생', 우리말 사전에 담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2부 우리말 사전의 비밀'로 구성됐다. 먼저 1부에서는 지난 140여년간 우리말 사전의 발자취를 한자리에 모아 소개한다. 그간 '사전'을 주제로 한 학술연구와 발표는 왕성하게 열렸지만 우리말 사전의 변화상이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어 학습을 위해 19세기 말 외국인이 편찬한 대역사전 '노한사전'(1874년·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한불자전'(1880년)부터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한 첫 원고인 '말모이'(1910년대)를 비롯해 최초 대사전인 한글학회 '큰사전'(1957년), 현대 국어사전에 이르기까지 지난 140여년간 우리말 사전의 변화상을 한데 모았다. 13개 기관이 소장한 중요 자료 총 122건, 211점이 공개된다.

한국어를 올림말로 한 최초 대역사전 '한불자전'. /사진=국립학글박물관한국어를 올림말로 한 최초 대역사전 '한불자전'. /사진=국립학글박물관
'2부 우리말 사전의 비밀'에서는 시대별 사전의 낱말 뜻풀이가 우리 시대와 문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우리 인식 변화를 담고 있는지 살펴본다.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장애인 관련 낱말이 시대가 바뀌고 점차 남성,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상으로 변하면서 '계집'에서 '여성'으로, '벙어리·장님'에서 '청각·시각장애인'으로 사전의 뜻풀이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1920~30년대 '모던껄' '모던뽀이'와 같이 한 시대를 이끈 유행어는 '수정증보 조선어사전'(1940년)에 처음으로 실려 정의됐다. 사회·기술 변화에 따라 생긴 새로운 낱말, 지금은 사라진 옛말, 속담, 사투리, 북한어도 사전에 수록됐음을 다시 한번 확인함으로써 사전의 사회적 역할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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