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마련 '내일채움공제' 2만명 가입…'일단 성공'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18.09.25 12:00
글자크기

중기부 "올해 3만명 목표 달성 가능"…가입권한 기업에 있어 한계도 뚜렷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자료=중소기업진흥공단 캡처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자료=중소기업진흥공단 캡처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이 5년간 720만원을 적립하면 회사와 정부가 각각 1200만원, 1080만원을 지원해 총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이하 내일 채움공제)'가 시행 3개월여 만에 2만여 명이 가입하며 성과를 냈다. 다만 시행 이전부터 제기돼온 가입 권한이 기업에 있어 청년근로자가 사업주 눈치를 봐야 한다는 한계 등이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2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청년근로자는 2만1308명을 기록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견·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15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이 월 최소 12만원씩 5년간 720만원을 납부하면 기업은 같은 기간 동안 월 20만원씩 1200만원을, 정부는 3년간 1080만원을 보조해 3000만원으로 만들어주는 사업이다.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줄이고 5년 이상 장기근속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시행됐다.



정책 설계 당시엔 가입자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가입권한이 기업에 있어 사업주가 이를 신청하지 않으면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청년 유입으로 인력난을 해소하고 장기재직을 유도할 수 있다해도 1인당 20만원의 납입금이 부담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9월 기준 가입자수가 2만명을 웃돌면서 중기부와 집행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중기부와 중진공은 당초 올해 가입자 목표를 3만명으로 잡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금 추세로는 올해 가입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벤처기업협회·이노비즈협회 등 중소기업 관련 협회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업시행 직전 기업 부담을 줄인 점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사업안에서는 정부지원 총액이 720만원, 기업부담 총액이 1500만원이었다. 기업부담이 높아 신청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자 정부는 사업 시작 1달 전인 5월 정부 지원금을 1080만원으로 높이고 기업부담금은 1200만원으로 낮췄다. 정책 가입대상도 근무기간 2년 이상에서 1년 이상으로 확대했다.

다만 가입권한이 기업에 있는 점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년근로자가 가입을 원해도 사업주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채용카페와 청와대 청원게시판 등에는 "재직 중인 회사가 공제에 가입하지 않는다"며 제도 개선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17일 기준 공제사업에 가입한 기업은 7634개로 국내 중견중소 제조기업 12만개의 5% 수준이다.

중기부는 내년도 내일채움공제 예산을 2096억원으로 신청한 상태다. 이는 올해 897억원에서 2배 이상 증액한 것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을 증액 신청하는 등 가입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업에 가입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유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