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남북정상회담 대신 찾은 '기아차 美 공장'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8.09.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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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행정부·의회 고위인사 관세관련 면담 '호혜적조치' 요청, 긍정적 반응 얻어내...해외경영 그룹전반 확대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제공=현대차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제공=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 (237,000원 ▼7,000 -2.87%)그룹 수석부회장이 미국 행정부·의회 고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부과 이슈와 관련해 '호혜적 조치'를 직접 요청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기지도 들렀다. 지난 14일 수석 부회장에 오른 뒤 첫 출장길이다. 미리 잡힌 중요 일정으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는 동행하지 못했다.

2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국으로 출국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8~9일 워싱턴D.C.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조니 아이잭슨 조지아주 상원의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고위 인사들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한 한국 자동차 업계 의견을 대표로 전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자동차 및 부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 업계도 불안감이 고조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개정됐으니, 호혜적 조치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현지 일자리 창출과 자동차 산업 성장에 이바지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면담한 인사들은 "관련 조사에 참고하겠다"는 긍정적 반응을 내비쳤다는 전언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청와대 요청에도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제인 특별수행원으로 불가피하게 동행하지 못한 것도 이번 사안의 중대성 때문이다.

그만큼 관세 부과가 한국 경제에 미칠 후폭풍도 상당하단 얘기다. 나머지 4대 그룹 총수들은 일제히 방북했으나, 이번 선약으로 현대차그룹에선 김용환 전략기획 담당 부회장이 대신 나섰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이후 기아차 (112,000원 ▼1,600 -1.41%) 조지아 공장과 현대차 (237,000원 ▼7,000 -2.87%) 앨라배마 공장을 찾았다. 수석 부회장 승진 이후 첫 해외 생산기지 현장 방문이다.

이전까진 공식 직함이 '현대차 부회장'이다보니 주로 현대차 해외법인들에 한정해 들렀었다. 그만큼 경영 보폭이 넓어진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전반을 총괄하게 됐으니 기아차 등 타 자동차 관련 계열사 뿐 아니라 철강·건설 등에서도 해외 경영을 본격 시동 걸 것"이라고 했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2006년 정 수석부회장이 기아차 해외담당 사장 시절 설립을 이끈 곳이어서 남다른 인연도 있다. 정 수석부회장의 기아차 멕시코 공장 방문 여부에 대해 회사 측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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