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커피 주문부터 기부까지... 블록체인이 접수한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김지영 기자, 이학렬 기자 2018.09.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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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3.0 시대] (종합)

편집자주 세상을 바꿀 미래 혁명 기술로 주목을 받았던 블록체인. 그러나 대중들이 피부로 느낄만한 서비스가 없다 보니 ‘실체없는 투기대상’으로 몰리기도 했다. 상황은 달라진다. 실생활과 접목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른바 ‘블록체인 3.0’ 시대가 열리고 있다. 17~19일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블록체인 서울 2018’은 블록체인 기술·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우리 사회 당면 과제를 진단할 수 있었던 행사였다. ‘블록체인 서울’이 던진 메시지들을 정리해봤다.

'블록체인 3.0 시대' 온다… '생활 속 기술'로 진화
[블록체인 3.0 시대]①실생활 접목된 블록체인 서비스 '속속' …"기술 만능주의는 극복해야"

[MT리포트] 커피 주문부터 기부까지... 블록체인이 접수한다


“기술이 곧 일상생활 곳곳으로 파고 들며 삶의 변화를 이끌 것이다.”



‘블록체인 서울 2018’에 모인 국내외 전문가들이 진단한 블록체인의 미래다. 블록체인 3.0 시대가 곧 도래한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이 등장한 1세대, 스마트 계약 기능과 디앱(DApp) 등 기술 진화가 이뤄진 2세대를 넘어 이제 인터넷, 모바일처럼 사회 전반에 블록체인 기술이 녹아드는 3세대가 열릴 전망이다.

◇인터넷·모바일처럼… 블록체인 '대중화' 시대 온다= 암호화폐 거래·공개(ICO) 수준을 넘어 블록체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실생활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부쩍 늘었다. ‘블록체인 서울’에선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넘어 블록체인 생태계를 지배할 차세대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프로젝트들이 대거 소개됐다. 금융, 행정, 광고, 쇼핑, 미디어, 콘텐츠 등과 결합된 블록체인 서비스들도 속속 공개됐다. 관건은 기술 안정성과 확장성, 이를 통해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갖추느냐 여부다.



티켓몬스터 창업자인 신현성 테라 대표는 “암호화폐를 어떻게 실제 사회에 적용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다면 블록체인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만능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도 입을 모았다. 과도한 기대치를 갖게 하기 보다 현실적인 응용 서비스들이 하나씩 자리잡는다면 시세 변동성이 컸던 암호화폐도 제 가치를 찾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MT리포트] 커피 주문부터 기부까지... 블록체인이 접수한다
◇'공존·협력' 중심 블록체인 생태계 열린다= 블록체인 3.0 시대를 여는 핵심 키워드는 공존과 협력이다. 앞으로 수많은 블록체인 플랫폼과 서비스들이 융합과 분화를 반복하며 거대 생태계를 꾸밀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는 “현실적으로 특정 블록체인이 모든 생태계를 담을 순 없다”며 “기술적 한계 측면에서 봐도 다양한 블록체인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동안 다양한 플랫폼이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블록체인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국가, 권역별 연대도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소속 22개국은 지난 4월 EU 차원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과 규제 마련 및 개선을 위한 연합체를 꾸렸다. 한국(제주)·에스토니아·스위스·싱가포르·홍콩·리투아니아·몰타·바하마 등 블록체인 선도 8개국은 ‘블록체인 서울’ 현장에서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스위스 크립토밸리협회 책임자인 세실리아 뮬러 첸은 “국가별 상황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블록체인 정책과 규제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서로 사례를 공유하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합리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각국 상황에 따른 제도와 규정, 지식에 대해 공유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대변하고 협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김지영 기자

암호화폐·ICO 정책 "두려움을 버려라"
[블록체인 3.0 시대]②스위스·에스토니아 등 ICO 가이드라인 제정…"두려움 버리고 전문가 도움 받아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br>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세상을 바꿀 미래 기술로 블록체인이 급부상했음에도 이 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상통화(암호화폐)와 ICO(암화화폐 공개)에 대해선 각국 정부가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 에스토니아,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는 ICO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투자자를 보호하면서 블록체인 기술과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블록체인 서울 2018’에 모인 블록체인 글로벌 리더들은 두려움을 버리고 암호화폐와 ICO를 바라봐야 블록체인의 밝은 미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中·韓 등 ICO 전면 금지 vs 스위스·에스토니아 등 ICO 가이드라인=지난해 9월 중국 정부는 투자자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ICO 행위를 불법거래로 간주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폐쇄 조치에 이어 ICO 자체도 금지시켰다.

미국과 영국 감독 당국도 ICO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 회의에서 정부는 ICO 행위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며 ICO를 전면 금지했다.

반면 일부 국가는 ICO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ICO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스위스,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싱가포르 등 7개 국가(도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ICO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투자자를 보호하면서 블록체인 기업에게 ICO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2월 스위스 연방금융감독청(FINMA)는 ICO 지침을 공표했고, 이어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도 잇따라 ICO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블록체인 서울’ 행사에 참석한 빌리우스 사포카 리투아니아 재무부 장관은 “최근에 ICO, 암호화폐 관련 포괄적인 규제방안을 발표했다”며 “보안, 테러방지, 자금세탁방지, 소비자보호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으로 비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 리투아니아로 오길 바란다”며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쳤다.

[MT리포트] 커피 주문부터 기부까지... 블록체인이 접수한다
◇ICO 전면 금지, 시대착오적 규제…“두려움 버리고 블록체인 바라봐야”=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이 바뀜에 따라 ICO를 전면 금지한 것이 시대착오적인 규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붉은 깃발법’을 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붉은 깃발법’은 19세기말 영국이 마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속도를 제한하고 붉은 깃발을 들어 자동차의 통행을 알리도록 한 시대착오적 규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에 두려움을 버리고 블록체인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이 이어졌다. 세실리아 뮬러 첸 스위스 크립토밸리 위원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형태만 다를 뿐 기본적으로 기존 금융 서비스와 유사하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기존 금융서비스 사례처럼 원칙적인 규제를 적용하면 된다”고 밝혔다. 원 지사 역시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는 걸 도외시하는 근본 원인은 두려움과 불안”이라며 “걱정할 게 없다는 걸 현실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ICO 가이드라인은 무엇보다 산업계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블록체인이 첨단 기술인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사포카 리투아니아 재무부 장관은 “ICO 가이드라인 제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명성과 명료함”이라며 “기업과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만들었다”고 밝혔다.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만 암호화폐와 ICO를 허용하는 ‘규제 샌드박스’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싱가포르는 ICO 관련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고 제주시도 제주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 블록체인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학렬 기자

커피부터 기부까지…생활 속 블록체인은 어떤 모습?
[블록체인 3.0시대]③ 현금대신 토큰…카페, SNS, 기부, 퀴즈 등 일상에서 활용도↑

19일 KT블록체인 카페에서 K-토큰으로 결제한 바코드 영수증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19일 KT블록체인 카페에서 K-토큰으로 결제한 바코드 영수증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가상통화(암호화폐)로 커피마시고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기부까지.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블록체인 3.0'시대가 열어갈 현실이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는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가 일상 생활 가까이 왔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IT전시장이지만 입구에서부터 유독 향긋한 커피향이 물씬 풍긴다. KT의 블록체인 기술이 '카페'와 만났기 때문. KT는 지역화폐와 KT 기프티쇼 포인트, KT그룹 희망나눔재단카페 등에서 쓰이는 포인트를 토큰(K토큰)으로 교환해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KT는 K토큰을 지역화폐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KT가 구축한 지역화폐 플랫폼을 통해 K토큰이 발행되고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되는 식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거래 내역이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된다는 장점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간편하게 기부도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플랫폼 리빈(LIVEEN)을 통해서다.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처럼 기부 요청을 공유하면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실제 기부가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한다. 사용자들은 암호화폐 '빈(VEEN)'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시공간 제약 없이 기부를 할 수 있는데다 중간 자선단체 등을 거치지 않고 기부를 받는 사람에게 바로 빈이 가는 방식이어서 편의성과 투명성이 높다. 리빈은 기부를 시작으로 금융, 광고, 콘텐츠 등 영역으로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싸이월드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블록체인서울 2018에서 '도토리'의 암호화폐 버전인 '클링'을 소개했다. / 사진=김지영 기자<br>싸이월드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블록체인서울 2018에서 '도토리'의 암호화폐 버전인 '클링'을 소개했다. / 사진=김지영 기자<br>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티몬), 배달음식 앱 배달의민족(배민) 등에서 현금과 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암호화폐도 눈길을 끌었다. 티몬 창업자 신현성 대표가 이끄는 테라는 암호화폐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 기반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을 선보였다. 테라는 티몬과 배민 뿐 아니라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1990~2000년대를 풍미한 싸이월드의 '도토리'는 암호화폐 '클링'으로 변신했다. 싸이월드는 사용자들의 소통, 콘텐츠 활동에 따라 클링을 지급하고 클링으로 스킨, 배경음악 등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암호화폐를 활용해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싸이월드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퀴즈를 활용한 암호화폐 콘텐츠 플랫폼도 등장했다. 퀴즈를 맞춰 '큐티콘'이라는 암호화폐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퀴즈톡이다. 퀴즈톡은 퀴즈 이용자뿐 아니라 출제자, 큐레이터에게도 보상을 준다. 퀴즈에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수익모델도 마련했다.

17~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은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진제공=뉴스1<br>17~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은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진제공=뉴스1<br>
이밖에도 전시장 곳곳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송금, 환전, 여행시 세제혜택 등 금융 서비스를 비롯해 유통 콜드체인 서비스, 게임머니, 보안 등 실제 생활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블록체인이 바꿀 생활상을 제시했다.

헨리 킴 리빈 창립자는 "블록체인은 3차 산업혁명 시대의 반도체와 같다"며 "지불, 투자, 송금, 기부 등 자산과 가치를 반영한 모든 영역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서진욱 기자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가능할까
[블록체인 3.0 시대]④블록체인 서비스 활성화땐 거래사이트 불필요해질 수도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머니투데이그룹 주최 '블록체인 서울 2018' / 사진=김창현 기자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머니투데이그룹 주최 '블록체인 서울 2018' / 사진=김창현 기자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 중 하나가 탈(脫)중앙화다. 하지만 현행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 사이트들은 대부분 중앙화 돼 있다. 탈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는 불가능할까.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의 진화 방향은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다뤄진 핵심 의제였다.

빗썸과 업비트 등 국내는 물론 바이넥스, 후오비 등 글로벌 거래 사이트들을 살펴보면 모두 중앙 관리 방식이다. 현행 블록체인 기술로는 대량 거래를 처리할 수 없어서다. 업비트 하루 거래량은 한때 최대 12조원에 달했다. 포포 첸 코인후드 공동창립자는 “탈중앙화된 거래 서비스가 실현되려면 거래 시간이 1초 미만으로 단축돼야 하는데 이더리엄만 해도 거래를 완결하는데 며칠 걸린다”고 설명했다.

법정화폐와의 교환을 위해서도 중앙화된 거래사이트가 필요하다. 이래학 체인B 전략기획 책임자는 “바이넥스, 후오비 등 글로벌 거래사이트가 해외에 진출하려는 것도 법정화폐와의 거래 때문”이라며 “기술발달로 탈중앙화된 거래가 가능해도 중앙관리형 거래 사이트는 공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블록체인 상용서비스가 많이 나와 암호화폐가 실생활에서 많이 쓰인다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거래 사이트 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업계 전반적으로 공감하지만 정부 규제 보다는 자율 규제가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아르템 체스트노브 우벡스 CEO는 “암호화폐 거래에서 정부가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규제가 필요하면 정부보다는 거래사이트가 자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 책임자는 “증권 거래에서도 통장매매와 자전거래를 제한하는 규제가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에서도 자연스럽게 비슷한 규제가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도입되기에 앞서 거래사이트가 자율적으로 먼저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가 심한데도 거래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는 건 거래사이트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얘기다. 하지만 특정 거래사이트가 암호화폐 거래 증가에 따른 이익을 모두 향유하는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책임자는 “3차 산업에서는 이익을 주주가 가져갔다”며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주주가 아니라 암호화폐 보유자와 사용자에게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거래사이트들은 암호화폐 상장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증권거래소가 상장회사의 현황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처럼 거래사이트 역시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면밀히 분석한다. 장 레이첼 코인슈퍼 한국매니저는 “프로젝트의 현실성, 실현성을 많이 본다”며 “프로젝트 팀 구성과 기술성을 보고 질 높은 프로젝트가 상장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포포 첸 공동설립자는 “프로젝트가 법적 준수를 하는지를 가장 먼저 본다”며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를 보고 건실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는지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학렬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사후 대책이 더 중요“
[블록체인 3.0 시대]⑤내부 직원 PC 해킹에 취약…"검증 노드로 이상거래 잡는다“

김선태 원더풀플랫폼 팀장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ICO 이전과 이후 해킹방지 대응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김선태 원더풀플랫폼 팀장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ICO 이전과 이후 해킹방지 대응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가상통화(암호화폐) 공개(ICO) 시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후 대책이 더욱 중요하다”

김선태 원더풀플랫폼 팀장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커의 공격을 예방하는 ‘화이트 해커’이자 보안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 팀장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에 취약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는 해킹 방지를 위해 서버와 분리된 콜드월렛에 암호화폐를 보관한다. 하지만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임직원 PC만 해킹하면 손쉽게 취약 부분에 침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방보다 사후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후 대책으로 중앙화와 탈중앙화, 두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중앙화는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특정 계정의 거래를 수정하거나 멈출 수 있는 관리 기능을 넣어두는 방법이다. 김 팀장은 “이 방법은 쉽고 비용도 발생하지 않지만 암호화폐가 제3자에 의해 조종된다는 측면에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탈중앙화 방식을 채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블록체인 노드 중 일부를 검증단으로 지정, 특정 거래장부를 변경하거나 거래 자체를 중단할 수 있는 코드를 넣는 방식이다. 김 팀장은 "이오스의 경우 21명의 검증단을 구성, 이들이 동의하면 특정 계정의 거래를 수정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방지를 위해 보안 투자, 망 분리 등 사전 예방에 힘을 싣고 있지만 사실상 원천 봉쇄는 어렵다"며 "해커들이 장기간 거래소 서버를 분석하고 한번에 거액을 탈취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아 사후 대응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서진욱 기자

"블록체인 일자리 ‘폭증’ 전망… 인재 양성 나서야"

[블록체인 3.0 시대]⑥김철환 교수 "블록체인 강국 되려면 '인재' 확충해야"

김철환 한양대 교수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강연하고 있다.김철환 한양대 교수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강연하고 있다.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처럼 대대적인 블록체인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김철환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교수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블록체인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과 일자리 관련 주제강연에서 "블록체인 전문 개발자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개발자 외에도 블록체인, 가상통화(암호화폐) 관련 새로운 전문직종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블록체인 일자리 예측에 따르면 연말 기준 기업 2000곳에 2만여명의 블록체인 전문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이 되면 기업 1만곳, 일자리 10만개로 전문인력 수요가 폭증한다. 10만개 일자리 중 기술 및 운용 업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영역은 이미 해외 IT 기업들이 점유해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며 "블록체인 산업을 생태계 조성 단계로 교관 100명으로 인재 3000명을 육성할 수 있다. 나아가 전문가 10만명 발굴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세 사우가 에스토니아 암호화폐협회장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강연하고 있다.아세 사우가 에스토니아 암호화폐협회장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강연하고 있다.
아세 사우가 에스토니아 암호화폐협회장 역시 블록체인 산업으로 인재 유입이 가속화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사우가 협회장은 "블록체인 기술 아래에선 커뮤니티 기반으로 일할 수 있어 개인이 얼마나 일하냐, 얼마나 기여했냐에 따라 보수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런 구조를 통해 직원의 자유도와 책임감이 동시에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분야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블록체인 산업으로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혁신적인 환경과 높은 자유도 특성이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욱 기자,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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