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밥상서도 단연 '남북회담'…내친김에 '평화관광' Go Go!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9.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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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볼만한 평화관광지…강화평화전망대, 임진각평화누리, 노동당사 등 5곳

올 추석 밥상 위에 오른 의제는 단연 지난 18~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슈였다. 남북 관계가 변화함에 따라 한반도 내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를 직접 눈과 귀와 몸으로 체험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DMZ(비무장지대)를 비롯한 평화관광지가 각광 받는 이유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함께 반나절, 혹은 당일치기 평화관광으로 뜻깊은 추석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하는 서울·경기·강원 인근 평화관광지 5곳을 소개한다.



강화평화전망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강화평화전망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1. 가슴 뭉클해지는 평화 역사 여행, '강화평화전망대'(인천 강화군 양사면 전망대로)

강화도 최북단에 있는 강화평화전망대는 한반도에서 북녘을 가장 가깝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물길이 서해와 만나는 강 같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의 산과 들, 마을이 손에 잡힐 듯하다. 맑은 날엔 송악산과 개풍군 들판이 망원경 없이도 선명히 보인다. 정상회담 이후엔 대남·대북 방송이 사라져 고요한 평화의 기운이 감돈다.



교동도는 한국전쟁 때 피란한 황해도 주민이 분단에 막혀 돌아가지 못한 채 터를 잡고 살아온 곳이다.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마을, 황해도 연백시장을 재현한 대룡시장 곳곳에는 실향민의 아픔이 묻어난다.

강화도는 평화여행지인 동시에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보고 배울 것이 많은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근리 지석묘를 비롯해 강화성당, 용흥궁 등 역사적인 명소도 많다.

파주 임진각평화누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파주 임진각평화누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2. 평화와 '셀피'의 명당,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임진각국민관광지는 임진각을 중심으로 자유의 다리,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등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은 장소가 많다. 2005년에 임진각평화누리가 들어서면서 여행 풍경이 바뀌었다. 9만9000여㎡ 규모의 잔디 언덕이 이국적인 공원 풍경을 연출해 연인, 가족들 나들이 장소로 인기다. 특히 작가 최평곤의 '통일 부르기', 김언경의 '바람의 언덕', 이광기의 'Pin project_No 1' 등 설치 작품 주변은 '셀피(셀프카메라) 명당'으로 입소문 났다.

경의선 평화열차 DMZ train을 이용하면 기차 여행도 즐길 수 있다. 임진각국민관광지와 함께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로는 벽초지문화수목원과 마장호수흔들다리 등이 있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가을 국화축제를 만끽하며 정원을 둘러보기 좋다. 마장호수흔들다리는 스릴을 느끼며 호수의 운치를 접할 수 있다.

철원8경 중 1경인 고석정./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철원8경 중 1경인 고석정./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3. 전쟁의 공간→평화의 공간으로, '철원 노동당사'(강원 철원군 철원읍 금강산로)

철원 노동당사는 1994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발표한 '발해를 꿈꾸며'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 잘 알려져있다. 노동당사는 한국전쟁을 겪으며 빈 성냥갑처럼 외벽이 간신히 남았지만, 그 속에 담긴 역사성을 인정받아 2002년 5월 등록문화재 22호로 지정됐다. 이후 통일기원예술제나 음악회 등 다양한 평화 기원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며 평화 여행지로 거듭났다.

소이산생태숲녹색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철원평야, 임꺽정의 전설이 남아 있는 고석정, 제2땅굴과 철원평화전망대, 월정리역을 두루 살피는 DMZ 견학도 철원 여행에서 놓치기 아깝다. 노동당사의 아름다운 야경과 밤하늘의 멋진 은하수도 운치를 더한다.

양구 두타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양구 두타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4. 산양과 열목어가 행복한 태초의 자연, '양구 두타연'(강원 양구군 방산면 고방산리)

양구 두타연은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깊고 푸른 연못이다. 한국전쟁 후 출입 금지됐지만 지난 2004년 민간에 공개되면서 자연이 오롯이 살아 있는 생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2급 열목어 서식지이자,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 산양이 뛰노는 청정 지대다. 두타연에서 3.6㎞ 더 가면 '금강산 가는 길' 이정표가 나온다. 금강산까지 불과 32㎞. 이 길을 따라 내금강 장안사까지 걷는 상상이 펼쳐진다.

펀치볼마을과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을지전망대, DMZ에서 자라는 특산·희귀 식물을 연구하는 국립DMZ자생식물원, 산양과 눈 맞추는 산양증식복원센터, 한국 근대 회화의 거장 박수근의 주요 작품을 전시한 박수근미술관까지 자연과 생태, 예술을 넘나드는 것이 양구 여행의 묘미다.

금강산이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통일전망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금강산이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통일전망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5. 금강산으로 가는 희망의 길, '고성 통일전망대'(강원 고성군 현내면 금강산로)

고성 통일전망대로 가는 길은 평화와 희망의 길이다. 과거에는 금강산 관광을 위해 사람들이 오갔고, 최근에는 이산가족이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가기 위해 지나간 곳이다. 통일전망대는 1984년 휴전선의 동쪽 끝이자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 10㎞ 지점에 설치됐다. 이곳에서는 금강산과 해금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도로도 선명하다.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성모마리아상과 통일미륵불이 통일전망대 옆에 있다. 공사 중인 해돋이통일전망타워가 준공되면 금강산을 한층 높은 곳에서 바라볼 수 있다.

통일전망대 오가는 길에 있는 DMZ박물관에서는 한국전쟁 발발과 DMZ의 탄생, 주변 생태계를 주제로 한 전시물을 볼 수 있다. 화진포에는 남북 최고 권력자의 별장이 얼굴을 맞대고 있으며, 백두대간 속 건봉사에는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승병을 훈련한 사명대사의 흔적이 남았다.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소설 '국화꽃 향기' 저자가 운영하는 김하인아트홀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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